[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재정절벽(fiscal cliff) 등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산적해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경제회복이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말했다. 미국이 부채비율 조절에 실패하면 신용등급 강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기업성장협회 컨퍼런스에서 "미국 경제가 궁극으로는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그러나 이는 미국이 직면한 재정문제를 대선이후 성공적으로 풀어나간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우선 해결해야할 과제로 내년 1월부터 가시화하는 재정절벽과 채무한도 조정문제를 꼽았다. 잔디는 "이 과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재무부가 언급한대로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사회보장비 등의 지출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는 11일 현재 16조1190억달러로 내년 1월께 채무한도인 16조39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채무한도를 높이려면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를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계속 대립하고 있어 본격적인 논의도 대선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잔디는 부채비율 조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규모를 줄이지 못한다면 현재의 신용등급 유지가 어렵다"면서"GDP의 75%수준인 부채 비율을 35~40%까지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과제들이 해결되면 2014년이 미국 경제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경제성장이 가속화한다면 2016년께는 4%의 성장도 가능하다고 그는 예상했다.
그는 "앞으로 6개월~1년동안은 미국경제의 가시적인 회복세를 점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노력여부에 따라 회복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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