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6회 MBC 월-화 밤 9시 55분
신분이 뒤바뀐 채 성장한 광현(조승우)과 지녕(이요원)에게 시련을 안겨준 것은 그들이 현재 속해있는 신분이었다. 진상할 말이 병에 걸려 목숨을 위협받는 기배(이희도)를 구하기 위해 광현은 말보다 못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해야 했다. 혜민서에서 일할 것을 꿈꾸어온 지녕은 양반이라는 신분 때문에 장인주(유선)로부터 혜민서 입교를 거부당한다. 신분은 <마의>의 세계에서 공주부터 마의에 이르기까지 행동에 제약을 주는 절대적인 규율로 작용한다. 이때 <마의>는 광현의 ‘마의’라는 직업을 통해 신분제를 인간 뿐 아니라 동물에게까지 확장시키며, 말을 중심으로 권력의 지형도를 잡아내는 독특한 시각을 확보한다. 값이 비싼 말은 그를 위한 마의까지 존재하지만,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은 치료의 필요조차 없이 죽어간다. 이는 그대로 양반과 천민의 “목숨 값”을 상징한다. 또한, 청국에 진상할 말의 병이 나라의 안녕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조선과 청국의 권력구도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마의>의 신분에 대한 시각은 <마의>에서 한 개인의 성공담,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게 한다. 동물조차 등급에 따라 다른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세상에서 광현의 치료 대상은 공주의 고양이와 시정의 투견을 아우른다. 광현이 진상할 말의 치료에 목숨을 거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기배 뿐 아니라 죽어가는 말의 목숨과 같은 저울 위에 올려놓았기에 가능했다. 모두가 신분에 의해 발목이 잡힌 세상에서 광현의 의술은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향한다. 치료의 대상을 인간으로 확대해 갈 광현의 의술이 그 자체로 생명의 평등을 주장하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폐풍에 걸린 말을 치료할 방법이 진귀한 말과 투견을 같은 생명으로 인식할 때 발견되었듯, <마의>의 세상을 변화시킬 힘은 모든 생명이 같은 가치가 매겨지는 광현의 저울 위에 놓여있다. 이제 막 어른이 된 광현이 더 많은 생명의 손을 잡아주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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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김지예(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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