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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100퍼센트] 황현희와 ‘막말자’,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개콘>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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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100퍼센트] 황현희와 ‘막말자’,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개콘>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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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그콘서트>의 황현희는 독특하다. 그는 ‘꺾기도’나 ‘체포왕’처럼 독특한 동작이나 분장도, ‘네가지’나 ‘희극 여배우들’처럼 출연자의 외모나 상황을 소재로 삼지도 않는다. ‘정여사’처럼 유행어나 캐릭터가 강하지도 않다. 대신 그는 ‘불편한 진실’에서 일상의 소소한 상황들을 보여주는 해설자로 나온다. 그는 캐릭터가 아닌 황현희 자신으로 나와 연기하는 대신 관찰하고 분석하며 해설한다. 이 때문인지 그는 최근 이슈의 중심은 아니다. 그러나 혼자 다른 길을 가는 황현희의 개그는 오히려 지금 또 한 번의 도전이 필요한 <개그콘서트>에 중요하다.

<개그콘서트>는 예능계의 살아있는 화석이다. 햇수로 13년 동안 길어야 10분 내외의 콩트가 이어지는 형식이 변하지 않는다. 이 틀은 <한바탕 웃음으로>나 MBC <청춘만만세>같은 1980년대 공개 코미디 쇼에서 시작된 것이기도 하다. 3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희극인들은 짧은 시간동안 같은 설정의 코너에서 내용만 바꿔 웃겨야 한다. 새 코너가 등장하면 첫 회는 신선하지만, 둘째 주부터는 패턴이 예상 가능하다. 시청자들은 ‘친한친구’에서 박성광이 머리를 긁기만 해도 친구에게 민폐를 끼칠 것이라는 것을 안다. 형식을 바꿀 수도 없다. 짧은 콩트가 연결되는 공개 코미디 쇼는 그 많은 희극인들이 골고루 출연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마치 시조의 운율처럼, <개그콘서트>는 오래된 형식과 정해진 설정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줘야 살아남았다.


안정적인 시청률, 더이상 새롭지 않은 개그


[강명석의 100퍼센트] 황현희와 ‘막말자’,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개콘>의 미래 <개그콘서트>는 ‘막말자’처럼 세상을 꼼꼼히 관찰하고 발견해서 새로운 흐름에 합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개그콘서트>는 정해진 형식 때문에 반복되는 진부함의 도전을 동시대 현실의 반영과 극단적인 코미디로 응전했다. 박준형은 ‘생활 사투리’처럼 지역별 사람들의 디테일한 정서를 건드리기도 했고, 유세윤은 ‘착한 녀석들‘의 캐릭터로 다른 코너에도 난입하며 <개그콘서트>식 리얼 버라이어티를 만들었다. 김병만의 ‘달인‘은 극단적인 노력으로 가능했고, ‘분장실의 강선생님’에서는 개그우먼이 골룸 분장을 했다. 올해의 히트 코너 ‘용감한 녀석들‘은 <개그콘서트>의 요약판이다. 이 코너에는 ‘고음불가‘ 시절부터 있던 노래개그, 출연자와 연출자가 티격태격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할 말은 하는 용감한 녀석들의 시사풍자가 함께 있다. 형식은 유지하되 내용은 매 주 변하는 대중의 기호를 따라잡는다. 안정되나 질리지 않는 균형 잡힌 웃음은 <개그콘서트>가 지금도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는 이유다.


그러나 시사풍자의 붐은 얼마 전만큼 뜨겁지는 않다. 박성광과 서수민 PD의 대결은 지나간 이슈다. ‘용감한 녀석들’의 출연자들은 최근 부르던 노래를 바꿨다. 또다시 새로운 내용물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최근 <개그콘서트>의 코너들은 쇼 바깥보다 안에서 소재를 찾는다. ‘희극 여배우들‘과 ‘네가지‘는 그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출연자들이 합체해 에이리언이 되는 ‘꺾기도‘는 몸개그의 극단이다. ‘어르신‘과 ‘친한 친구‘, ‘정여사‘는 매 번 같은 상황을 내용만 조금씩 바꿔 반복한다. 여전히 재미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여사‘에서 브라우니가 등장하면 환호성이 계속되고, 코너마다 조연처럼 등장하는 김기리가 환호성을 받을 만큼 출연자들의 연기력과 인지도도 더 좋아졌다. <개그콘서트> 제작진이 신이 아닌 이상, 매번 뜨거운 이슈와 트렌드를 찾아낼 수는 없다.


<무한도전>과 < SNL >에 대항하는 <개콘>의 힘


[강명석의 100퍼센트] 황현희와 ‘막말자’,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개콘>의 미래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나 tvN < SNL >은 <개그콘서트>의 잠재적 라이벌이다.


문제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나 tvN < SNL >은 <개그콘서트>의 잠재적 라이벌이다. < SNL >은 매주 인기 연예인이 호스트를 맡아 프로그램 내내 코미디를 펼친다. 거침없이 망가지는 호스트를 구심점으로 대담한 성적 농담과 시사풍자도 가능하다. 최근 유오성은 자신의 과거 폭력사건을 오프닝의 개그 소재로 활용하며 출연자의 이슈를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들였다. ‘무한상사’에서 길이 인턴에서 벗어나 정사원이 되는 이야기는 최근 그가 <무한도전> 하차 여부로 논란이 된 현실을 떠오르게 만든다.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지 않아도 매주 바뀌는 호스트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현실반영이 가능한 구성은 콩트의 과장된 재미와 현실의 이슈를 결합할 수 있다. ‘무한상사‘는 비정기적인 기획이고, < SNL >의 완성도는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아직 정의하기 어려운 이 새로운 코미디 쇼가 점점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 ‘무한상사‘는 지드래곤이 출연하자 그에게 어울리는 에피소드를 제작, 얼마든지 폭을 넓힐 수 있음을 보여줬다. 파일럿이었지만 MBC <시간을 달리는 TV>에서 박신양은 가수 ‘PSY‘가 돼 노래 ’새‘를 부르는 코미디를 보여줬다. <개그콘서트>가 가진 한계의 바깥에서 코미디쇼는 새로운 양상으로 변화 중이다.


‘생활의 발견‘의 변화는 이런 변화에 대한 <개그콘서트>의 작은 응답처럼 보인다. 시작 당시 연인들의 전혀 애틋하지 않은 결별을 보여준 이 코너는 이제 게스트로 출연한 스타의 캐릭터를 중심에 놓는다. 수지는 영화 <건축학개론>의 첫사랑이고, 김원준은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캐릭터와 자신의 실제 경력을 패러디한다. 신보라와 송중근은 아예 상대방을 위한 커플이 등장하면 “지난주에는 (내 파트너가 출연해서) 좋았는데”라며 코너 바깥의 현실을 끌어들인다. 희극인들이 만들어가는 <개그콘서트>는 < SNL >처럼 스타를 중심에 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 맞설 새로운 동력을 찾은 것은 아니다. 최근의 <개그콘서트>는 희극인이 가진 고유의 힘으로, 그리고 외부의 변화에 대한 절충으로 과도기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666회에서 <개그콘서트>는 몇 개의 코너가 폐지됐다. 그 공백 중 하나를 채운 것은 황현희의 ‘막말자’였다. 황현희는 바람피는 남성의 스마트폰 사용법을 해설하면서 다시금 그의 관찰에서 나온 소소한 웃음을 끌어냈다. ‘막말자’는 남성의 입장을 주장하던 ‘남보원‘의 반대처럼 보이긴 한다. 그러나 황현희는 그 때나 지금이나 성실하게 바로 지금의 현실을 짚어낸다. 그를 통해 인터넷으로 야동을 보는 남자들의 심리도, 카카오톡으로 주고받는 남녀의 대화도 개그의 소재가 된다. 황현희의 관찰만으로 <개그콘서트>가 아주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개그콘서트>에는 새로운 스타와 예상치 못한 아이템이 절실하다. 그러나 <개그콘서트>가 할 수 있는 새로운 무엇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바깥 세상은 <개그콘서트> 고유의 형식에 도전한다. 그 때 이 오랜 강자이자 전통의 수호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세상을 꼼꼼히 관찰하고 발견하는 것이다. 세상을 바꿀 큰 흐름은 그 작은 발견들로부터 시작되고, 큰 웃음의 힘은 끊이지 않는 작은 웃음을 위한 성실함에서 비롯된다. 다른 공개 코미디 쇼가 모두 쇠퇴한 지금, <개그콘서트>가 유일한 ’클래식‘으로 남을 수 있는 힘은 거기에 있을 것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강명석 기자 two@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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