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인 '전세가율'이 꾸준히 높아지면서 집 없는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전세가율은 서울 내에서도 최대 18.7%의 차이를 보였다. 가장 높은 구는 성북구(57.9%), 가장 낮은 구는 용산구(39.2%)로 조사됐다.
9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0월 현재 서울 평균 전세가율은 49.2%로 나타났다. 서울 25개구중 전세가가 높은 곳은 성북(57.9%), 중랑(57.3%), 관악(57.1%), 동대문구(56.7%), 노원ㆍ도봉(55.7%) 순이었다. 낮은 곳은 용산(39.2%), 강남(41.8%), 서초(44.5%), 강동(46.6%), 송파(47.5%), 양천(49.1%) 순으로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강남 3구 등 상대적으로 매매가가 높은 곳은 전세가율이 낮았다. 반면 중랑, 성북 등 매매가격이 낮은 구는 전세가율이 높게 나타나면서 서울 평균 전세가율을 끌어올렸다.
신도시 중에서 산본이 65%를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보였다. 산본의 경우 서울과 수도권 중간에 위치한 입지조건, 서울 보다 저렴한 가격, 인근에 부족한 아파트 때문에 수요자가 몰리면서 전세가율이 1위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이어 평촌(58.1%), 동탄(54%), 중동(52.7%), 일산(51.1) 순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한 김포한강(39.1%), 파주운정(39.9%) 등은 30%대 전세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김포 한강신도시의 경우 찾는 사람보다 남아있는 주택이 많아 전세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평택(61.3%), 이천(60.6%), 안성(60.5%), 의왕(58.3%) 순으로 전세가율이 높았다. 과천은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이전을 시작하면서 전세수요가 사라져 39.9%의 낮은 전세가율을 기록 중이다.
또 부동산 시장 장기침체로 거래가 위축되면서 전세가율은 꾸준히 상승, 지난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가율 상승의 주원인은 거래위축이라는 분석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매매거량은 47만9000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6% 감소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사라지면서 수요자들은 아파트 매입을 꺼리고 전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에 전세수요가 급증, 전세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전세가율은 매매가격과 입지 등 지역적 특성에 따라 다르다"면서 "저금리 기조에 따른 보증부월세 아파트 증가, 가락시영·고덕주공아파트 등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세가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 전까지는 전세가율이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전세가율이 높아져도 수요자들이 아파트 매입에 나설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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