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불산 피해 지원기준 수립, 10일 마무리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정부는 불화수소산(불산)가스 사고지역인 경북 구미시 봉산리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것과 관련, 이르면 10일 지원기준 수립과 피해액 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관계부처와 민간 전문가 등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합동조사 결과 구미시의 피해액은 일단 9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육동한 국무차관은 "통상 자연재해의 경우 90억원이 넘으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다"며 "이번 사고는 인적재난이라서 별도의 규정은 없으나 자체수습이 어렵다고 판단해 특별재난지역 선포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면 농작물과 축산, 산림, 주민건강 등 분야별로 피해에 대한 행정ㆍ재정적 지원이 이뤄진다. 구미시의 경우 아직 정확한 지원금 규모가 산정되지 않았다. 자연재난은 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주요지원내용이 사전에 마련돼 있으나 인적재난은 관계법령에 지원 기준이 따로 없다. 정부 관계자는 "이르면 10일 피해액 산정과 지원기준 수립이 완료될 것"이라며 "현지에서 계속 피해신고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지원기준 수립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연재난의 경우 복구소요액 중 지방비 부담액의 최대 80%를 국고에서 추가 지원하고 국세와 지방세를 감면하거나 징수유예해준다. 재난 피해 정도에 따라 최장 6개월까지 부담보험료의 30~50%를 경감해주며 재난으로 연금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가입자에게는 최장 1년까지 납부 예외 조치를 허용한다. 정부는 구미시 보상에 대해 재정ㆍ세제 지원부터 피해복구 금융지원까지 별도기준 수립에 맞춰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인적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경우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1605억여원, 2007년 태안 기름유출사고는 3000억여원이 지원됐다.

한편 합동조사 결과 구미시에서는 농작물 212헥타르(ha)와 가축 3200여마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체가 입은 피해 규모도 200억원에 가깝다. 주민 건강영향조사에 나선 환경부는 사고 이후 6일까지 2497명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이 중 7명은 입원치료중이라고 밝혔다. 구미시 주민들은 피해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정부와 한국산업안전공단 상대로 1조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