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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불산 가스 피해…"도대체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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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불화수소산(불산) 가스 사고지역인 경북 구미시 봉산리 인근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정부는 8일 관계기관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구미시 사고 인근 지역에는 검사 받는 주민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구미시에서 만든 간이검사센터는 물론 녹색병원 등 시민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주민 역학 조사에 나서고 있다. 현재 사고 인근 지역인 봉산리의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은 모두 대피한 상태이다. 젊은 사람들이 남아 주민대책위를 구성해 앞으로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피해 확산 규모에 있다. 갈수록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디까지' 피해가 확산됐는지 윤곽 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구미 불산 가스 피해…"도대체 어디까지…" ▲불산으로 봉산리 인근 벼가 말라죽었다.[사진제공=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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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대책위는 특히 수질과 토양이 오염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인근 상수원인 낙동강이 오염됐을 경우, 그 피해는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녹색병원 등이 중심이 돼 지난 주말 동안 토질과 수질 오염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온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불산에 의한 피해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면적이나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어디까지 오염됐는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현재 사고지역 1.3km 내를 검사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확산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인명 피해 부분에 있어 사고 수습 때 투입됐던 소방관과 지역 주민들의 경우 그동안 여러 보도와 소식을 통해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정작 사고가 난 산업공단 인근 노동자의 경우에는 언급조차 되지 않아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 국장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일차적으로 소방서에서 사고를 대충 수습한 뒤 공단 노동자들은 계속 일을 했다"며 "사고 인근 산업공단 노동자들이 불산 가스에 노출됐을 가능성과 피해를 입었을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불산 가스가 누출된 뒤 정부의 대처 부분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정 국장은 "국립환경과학원이 사고가 난 9월27일 오후 11시30분에 검사를 했는데 그때는 이미 대기권에 불산은 모두 없어지고 가라앉아 토양으로 스며든 상태"라고 지적한 뒤 "검사도 간이검사를 이용했는데 이 결과를 구미시가 그대로 받아들여 안전하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불산의 심각성에 대해 상식적으로 접근했더라도 이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주민대책위는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과 함께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책위는 구미 공단지역 내에 있는 모든 위험 물질에 대한 종합적인 파악에 나서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관리지침과 피해요령 담은 매뉴얼을 작성하기로 했다. 또 직수원인 낙동강 인근 지역에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산업공단이 들어선 것 등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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