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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금융'과 '기업'이 공존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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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금융'과 '기업'이 공존하는 길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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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으로 금융산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월가점령시위 등을 통해 비판과 불만이 구체화되면서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월 스트리트' 로 상징되는 금융산업이 혼자 잘나가는 식의 독자적 행보를 하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제조업 등 일반 산업을 통칭하는 '메인 스트리트'에 대해 소홀했던 부분이 한꺼번에 문제가 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금융기관 종사자들 이 가운데 특히 CEO 등에 대해 천문학적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다가 금융산업에서 위기가 발생하고 이 위기가 다른 부분으로 전염이 된 부분, 그리고 위기의 진원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정과 반성보다는 과거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증폭된 것도 원인이 되었다. 사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업은 그동안도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러한 비판을 담은 비유 중에 우산의 비유가 있다. 은행은 맑은 날 우산을 제공했다가 비가 오기 시작할 때 우산을 빼앗아간다는 것이다. 일견 타당한 비판이기도 하다. 기업이 비교적 양호할 때 자금을 제공한 후 경제가 어려워지거나 사업실적이 안 좋아지는 상황에서 은행이 자금을 회수하려고 하는 경우 기업은 대단히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좀 더 살펴보자. 주지하다시피 은행은 수많은 예금자로부터 예금을 받아서 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재원으로 하여 필요한 경제주체들에게 대출을 해줌으로써 경제 내에서 자금이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돈은 남는 곳에서 모자란 곳으로 흘러간다. 소득을 다 소비하지 않고 아껴 쓰면서 저축을 하는 예금자는 이 돈으로 예금을 한다.


한편 자금이 부족한 경제주체도 많다. 특히 기업의 경우 버는 돈만으로는 투자재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기업이 미래 투자를 위해 자금이 필요한 경우 이를 금융기관을 통해 조달할 필요가 있다. 자금의 잉여주체로부터 돈을 모아서 자금이 모자란 경제주체에게로 자금이 잘 흐르도록 하는 것이 금융기관의 역할이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해야할 것은 은행에 모인 돈 즉 은행이 대출재원으로 사용하는 돈이 결코 은행 스스로의 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은행은 고객이 맡긴 돈을 대신 집행하고 운용하는 관리자일 뿐이다. 따라서 대출을 집행한 후 차주가 힘들어지거나 위험해질 때 이를 회수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가 있다. 차주가 힘들어지고 자금회수가 잘 안되면 예금자의 돈이 위험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금보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일인당 5000만원까지만 가능하고 그 이상의 예금은 보장이 되지 않는다. 결국 금융기관이 비오는 날 빼앗아 간다고 하는 우산, 곧 자금은 금융기관 스스로의 것이 아니라 예금자의 것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며 평가를 좀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


향후 금융기관들은 주어진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서민을 보호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금융기관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또한 약자보호와 함께 예금자의 돈도 잘 지켜주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신뢰를 먹고사는 금융기관에 대한 지나친 비난과 비판은 경제 전체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잘 감안해야 한다.


물론 금융기관 스스로도 좀 더 노력하고 일반국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약자보호와 예금자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적어도 우리 경제 내에서는 '월 스트리트'와 '메인 스트리트'가 서로 화합하면서 경제가 잘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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