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즘(Psysm) ‘쌈마이’에 열광하다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지치면 지는 거고 미치면 이기는 거다.” 가수 싸이의 좌우명이다.
“누가 뭐라든 내 방식대로.” 싸이의 ‘청개구리’라는 노랫말 일부다.

한동안 ‘재미있지만 살짝 미친 쌈마이’로 치부되거나 ‘네 방식대로 하든 말든’ 큰 관심 두지 않았던 국민 탓에 비애도 컸을 거다. 이제 ‘그의 방식’에 전 세계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방식이 뭐냐고 묻는다면, 그가 앨런쇼에서 말해 이슈가 된 “Dress Classy, Dance Chessy(옷은 고급스럽게, 춤은 싼티나게)”라는 구절을 빌려 답하고 싶다.

싼티와 부티, 주류를 껴안은 비주류, 외설과 예술, 양아치 B급과 대중을 대변하는 B급, 둘 다인지, 둘 다 아닌지, 둘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인지, 뭐라 규정짓기 힘든 게 ‘그의 방식’이다. 이를 ‘싸이즘’이라고 말한다. 너무나 ‘싸이다운’ 노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라는 터널을 통과하자 ‘완전히 새로운’ 노래가 됐다. 창구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인데, 어쨌든 강남스타일이 최근 3개월 간 몰고 온 경제 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영국 BBC방송은 10월 4일 “한국은 K팝과 같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연간 수출 규모가 50억 달러(약 5조 5000억 원)에 이른다”면서 “한국이 새로운 문화 수출 강국으로 급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가 ‘강남스타일’의 세계적 열풍에 힘입은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또, ‘싸이 효과’는 문화 수출에 뿐만 아니라 한국의 수출 산업 전반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장기전 뿐 만 아니라 단기전에서도 싸이는 영향력을 발휘했다. 10월 4일 시청에서 그가 콘서트를 열자 인근 편의점 매출이 전일대비 평균 468.4% 급증했으며 콘서트 도중 참이슬을 마시는 퍼포먼스 덕택에 다음날 하이트진로의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소속사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 또한 연일 상승세를 띠고 있으며 싸이의 부친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디아이’도 2영업일 동안 20% 이상 급등하는 등 아무튼 난리도 아니다. 무슨 미다스의 손도 아니고 스치기만 할 뿐인데 매출이 팍팍 오르고 주가가 껑충 뛴다.

언론에서는 ‘뒤늦게’ 강남스타일의 성공 요인을 속속 내 놓고 있다. 중요한 건, ‘강남스타일’은 대중들이 이를 확실히 규정짓기도 이전에 민첩하게 그들의 뇌리에 자리했다는 사실이다. 싸이즘은 그렇게 출발한다. 규정짓기 힘든 ‘싸이 방식’처럼, 뭐라 판단하기 이전에 강한 기폭 작용을 통해 한 영역을 꿰차고, 분석과 설명은 뒷전으로 미룬다. 뒤따라 붙은 분석은 아무리 철저해도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애초에 ‘공식’이 없이 탄생한 지라 어떤 식을 붙여도 어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