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결정한 지난 9월 금융통화위원회의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회비용이 클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7월의 기준금리 인하효과를 확인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세계경제의 저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수출이 국내총생산의 절반을 넘는 우리 경제가 내부적 완화정책만으로 경기기조를 전환시키는 것은 어렵다"며 "이번달에 금리를 인하하면 그로 인한 거시경제적 기회비용이 매우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글로벌 경기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국내 거시정책은 장기전에 대비해 정책여력을 적절히 확보해야한다"며 "중장기적 시계에서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도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지난 7월 기준금리 하향조정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금융시장과 실물부문에 미치는 효과를 종합적으로 확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부각된 가계부채 문제의 악화에 기여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 이후 국내금융시장에서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자금과 기준금리추가인하 기대 등으로 장단기금리 역전현상도 확대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시중자금 흐름의 단기부동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위원은 "금리정책이 거시경제 전체에 무차별적으로 미치는 효과뿐만 아니라 기업과 저축자, 은행 등의 부문에 미치는 재분배효과에 대해서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며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는 중앙은행의 역할 및 책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사전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밝혔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등 물가불안 요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 위원은 "올해 중 물가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통화정책과 중기물가목표설정의 근거가 되는 내년 물가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올해 물가안정에 기여했던 여러 요인들이 내년에는 사라지거나 아니면 역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위원은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실제 소비자물가에 비해 매우 더디게 하락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지속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물경제에 주는 영향력은 전문가보다 일반인이 훨씬 큰 만큼 일반인들의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는 잠재성장률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통화정책적 대응보다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가격의 변동성을 줄이려는 노력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효율적인 통화정책 수행을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 결정요인에 대한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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