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진한 증시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다. 과감히 연휴 직전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할지, 일단 현금화 한 후 연휴 불확실성을 피해갈지 확신을 줄 만한 신호가 딱히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성향에 따라 맞춤 대응법은 달라지겠지만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연휴 전 단기 변동성 확대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그리스, 스페인을 둘러싼 유럽발 이슈와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다시 불거지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은 데다 글로벌 유동성 공급 조치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당장 27일 저녁에 나올 스페인의 예산안 확정과 은행권 재무건전성 조사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IT·자동차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글로벌 펀드의 국내증시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역사적으로 보면 추석 이전에 주식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양호한 글로벌 유동성을 감안하면 과거의 패턴과 달리 추석 이후에도 기간조정 이상의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추석이 지나면 바로 10월 증시가 시작된다는 점도 '추석 전 매수'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00년 이후 10월 증시는 평균 0.81%의 하락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1.6% 상승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변동성이 일부 확대되더라도 코스피 1960∼1970선은 기술적 측면은 물론 밸류에이션 관점에서도 중요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며 "코스피가 장 중 1980선을 밑돌자 연기금 등에서 대기 매수세가 적극적으로 유입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간으로 27일 저녁 발표되는 스페인의 예산안 확정과 은행권 재무건전성 조사 결과를 확인한 후 연휴 직전 거래일 사둘지 팔고 갈지를 결정하라는 조언도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황정보팀장은 "스페인 이슈에 대해 유럽 연합이 반응이 긍정적이라면 IT·자동차 등의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며 "소재주 역시 단기적으로 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유럽 연합이 반응이 차가울 경우에는 무디스의 스페인 신용등급 변경 가능성 등으로 단기 조정이 유발될 수 있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절반에서 3분의 1 가량을 현금화 한 후 연휴 이후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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