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정희자 아트선재센터 관장이 제21회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수상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진 정희자 관장은 이 상의 한국 최초 여성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 관장은 26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큰 상을 탈 만한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30년 전 아무도 하지 않았던 문화후원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제 딸이 받아서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문화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사회환원 활동으로 생각을 하고 박물관만 있었던 경주에 현대미술관을 지어서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그러다가 15년 전부터 일을 못하게 됐다. 경제적인 이유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이유로 활동을 소홀하게 됐고 이후에 서울에 아트선재센터를 개관해 딸이 미술을 후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관장은 "딸과 엄마가 콘셉트가 달라서 문제가 있다고 하는 얘기들도 있었다"면서 "내가 그림을 할 때는 형태 속에서 그림을 봤는데 초 현대 미술은 난해한 것들도 있고 이해하지 못할 것들도 있어 딸과 이론적으로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 지금은 딸이 하는 곳에 가끔 가서 배우기도 하고 물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미술후원을 시작한 것이 세계 각국에 8개 호텔을 지어놓고 그냥 물건만 놓고 손님을 맞이하는 것보다 각 국가의 그림들을 붙여놓으니까 보기도 좋고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그 나라의 문화를 알려줄 수 있어 좋아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미술과 영화만 후원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창작무용도 후원했고, 예술의 전당에서 음악도 했고 한국의 작은 예술단체와 예술가 분들을 위해 내가 조금 적게 쓰고 많이 후원을 하려고 했다"면서 "그 중에서 미술은 딸이 받아서 꾸준히 하고 있고 영화는 조금 지원을 했는데 한국 영화 자체가 자생력을 가져서 세계적으로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현재 이른살이 넘어 건강하다고는 할 수 없다. 수술도 일곱 여덟번 하고 남들이 그렇게 많은 수술을 하고 어떻게 활동을 다니느냐고 한다. 해외를 다니면서 내가 지었던 호텔, 일했던 장소들을 많이 보고 다닌다"면서도 "몸이 아프지만 드러누워서 약만 먹고 있는다고 해서는 삶이 의미가 없다. 움직이면서 다니고 보고 느끼고 앞으로 세상이 어찌 되나 보기 위해서 활동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희자 관장은 1991년 경주에 한국 최초의 사설 현대미술관인 '아트선재미술관'을 설립하고 '워홀과 바스키아의 세계' '알렉산더 칼더' 등의 전시회를 기획해 현대미술가를 이끌어 온 주요 거장들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했다.
정 관장은 아트선재미술관 개관에 이어 1998년 서울에 '아트선재센터'를 건립했다. 아트선재센터는 젊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사립미술관으로 국제적인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작가의 해외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희자 관장은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 후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유능한 영화인 지원과 영화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국제화에 힘써 온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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