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중국의 경제침체가 럭셔리 산업의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실제적인 증거가 등장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는 버버리가 11일(현지시간) 런던증시에서 약% 21% 급락하며 2011년 1월 이후 큰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증시에서 18.22% 급락했다. 버버리가 상장한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가장 큰 기록이다. 버버리뿐 아니다. PRR, LVMH 리슈몽 등 유명 럭셔리 회사의 주가도 2~3%씩 약세를 보였더.
이날 버버리의 주가 폭락은 회사측이 실적이 월가 예상치에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 이유였다.
버버리는 당초 이달 중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11일 예상밖의 실적 부진 전망을 내놓았다.
버버리는 1년이상된 점포의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아울러 이번 회계년도 세전 순이익이 4억700만~4억5500만 파운드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의 최저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 신흥국가의 판매가 모두 부진하고 특히 중국시장이 뼈아프다는 분석이다.
스테이시 카라이트 버버리 CFO는 "중국에서의 판매부진이 실적 부진의 핵심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와 부유층의 소비에 대한 엄격한 조사가 중국 판매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올해 들어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장률이 18%에 그치며 지난해 대비 반토막난 상황이다.
이같은 고민에 빠진 것은 버버리뿐 아니다. 추타이 푹 쥬얼리 그룹도 차기 중국 지도부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정치적 불안감이 형성되며 소비자들이 구매를 멈춘 것으로 회사측은 해석하고 있다.
단순히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해석도 등장하고 있다. 사회풍조가 부자들이 어떻게 돈을 사용하는지 감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
투자은행 HSBC는 최근 분석보고서에서 "두번째 부인이나 여자친구외 다른 여성에거 선물하는 명품을 선물하는 풍조도 퇴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력 이양을 앞둔 상황에서 사업파트너나 고위 관료에게 핸드백이나 시계등 명품을 선물하는 유행이 잠잠해진 영향 탓도 크다. 중국정부는 정부차원의 명품 소비를 지난 7월 금지한 바 있다.
버버리의 실적 부진은 자체적인 문제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의 에르메스의 경우 최근 실적이 기대이상으로 유지하고 것과도 대조된다.
민텔의 수석중국 애널리스트인 폴 프렌치는 "버버리는 중국의 수요를 잘못 파악했다. 버버리의 핸드백들이 눈에 띄지 않다 휘황찬란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로 부터 외면 받았다는 해석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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