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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김기덕에는 '열광', 영화는 여전히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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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지난 9일 제6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다. '김기덕 신발, 김기덕 옷 브랜드, 김기덕 문재인' 등이 연일 화제거리다.


시상식 때 입은 허름한 옷 차림이 알고봤더니 200만원 상당의 고가란 게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 궁금해하는 질문도 인터넷 게시판에 넘칠 지경이다. 급기야 11일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영화제에 입고 갈 옷이 없어 무작정 인사동의 한 가게에 들어가 옷을 골랐는데, 고가여서 당황했다"며 최근의 '패션논란'에 대해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기자회견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영화관계자들이 참석해 가히 '김기덕 대세'를 입증했다. 방송사와 인터넷매체에서는 기자회견을 실시간 생중계로 내보낼 정도였다. 그동안 김기덕 감독에게 붙었던 '충무로 왕따', '영화계 아웃사이더', '대표적인 비주류 작가'라는 꼬리표가 무색할 지경이다. 베니스영화제 출국 당시 조용히 공항을 떠나던 모습과도 대조적이다.


문제는 그의 작품이 여전히 '홀대' 받는다는데 있다. 전세계가 극찬한 그의 18번째 작품 '피에타'를 보려면 무수히 많은 멀티플렉스들을 놔두고 상영극장을 일일이 찾아다녀야한다. 어렵사리 극장을 찾으면 이번엔 시간대가 문제다. 한가한 오전 시간이나 심야시간대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150개였던 상영관이 그나마 현재는 280여개로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하기만 하다.


김기덕 감독도 "관객의 수요가 많고, 좌석점유율이 높으면 영화관에서 상영회차를 늘리는 게 극장가의 상도"라고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해외에서만 인기 있고 정작 자국에서는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평"에 대해서 김 감독은 늘 "아니다. 한국에도 내 영화의 관객들이 있고, 그들로 인해 행복하다"고 답했다.


김 감독이 어떤 옷을 입든, 누구를 지지하든 그건 그저 그의 개성이거나 개인적 견해에 지나지 않는다. 김 감독에 대한 관심이 우리 사회의 냄비 근성은 아닌지 씁쓸하기만 하다. 김 감독의 일거수 일투족보다 영화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성숙된 분위기를 기대해본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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