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방침 발표 이후 자동차 업계가 기대감에 부풀어 있지만 국산차와 수입차의 온도차는 하늘과 땅 차이다. 국산차 업계는 이번 개소세 인하방침이 '가뭄에 단비'라고 평가하면서도 정작 고가의 수입차에 적용되는 혜택이 더 크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는 날개를 달았다. 지난 8월 시장점유율 10%를 넘어설 만큼 국산차에 비해 견조한 수준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고 개소세 인하에 따른 소비자들의 체감가격 역시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기 때문이다.
11일 국내외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개소세 인하 발표 직후 가장 발빠르게 세부적인 가격인하 폭을 발표한 브랜드는 포드, 미쓰비시, 렉서스,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수입차 브랜드가 주를 이뤘다. 이에 대해 수입차 가격인하폭을 의식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개소세 인하분에 이어 추가 특별할인 프로그램을 앞세워 맞불을 놓는 모습이다.
포드코리아는 정부가 발표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 방침에 따라 제품 판매 가격에 최대 70만원까지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모델별 가격인하 폭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모델이 가격인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구체적인 가격표를 내놓기 위해 최종 확인을 거치고 있다"며 "한미FTA로 인한 가격인하 효과에 이어 개소세 인하 효과까지 누리게됐다"고 전했다.
프리미엄급 수입차 브랜드 중 판매대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렉서스 브랜드는 전 차종에 대한 가격인하표를 만들어 배포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현재 판매 중인 렉서스 전 모델에 개별 소비세 인하분을 반영, 소비자가 기준 최고 190만원 가량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며 "오는 13일 출시하는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ES에도 이번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적용한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델별로는 올해 초 출시된 GS시리즈가 60~90만원까지 가격이 인하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X 350과 RX 450h의 가격 또한 70만원에서 87만원까지 가격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상급 모델인 LS시리즈는 120만원에서 190만원까지 판매가격이 내려간다.
또다른 일본차 브랜드 미쓰비시는 최대 90만원까지 가격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쓰비시 국내 판매 차종 중 2000cc 이하 차량인 랜서, RVR은 각각 50만원, 랜서에볼루션은 90만원을 인하한다. 2000cc 초과 차량인 아웃랜더와 파제로는 60만원과 90만원 가격이 저렴해진다. 혼다코리아는 어코드의 가격을 50만~60만원, CR-V는 30만~50만원 내린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BMW, 벤츠 등 독일차 브랜드도 세부 모델에 대한 가격표를 확정했다. 벤츠 차종에 따라 최대 400만원 이상 가격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BMW 역시 최대 400만원 이상 내린 가격으로 판매에 나선다.
수입차 브랜드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현대차와 기아차는 '특별 추가할인' 프로그램까지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개소세 인하분에 더해 특별 판촉프로그램을 통해 10~150만원 수준의 추가 할인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현대차와 기아차의 차량 가격 인하 분은 최소 21만원부터 최대 257만원까며 특별할인까지 더해지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더욱 커지는 셈이다.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가격 인하 분은 37만~55만원이며, 여기에 노후차 보조금(30만원)이 추가되면 총 할인 금액은 67만~85만원이 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부의 내수 경기 활성화 지원 정책에 이은 자동차업계의 추가 할인은 침체에 빠진 자동차산업을 일으키는데 기여하고 나아가 부품 협력사를 비롯한 연관 산업의 경영 안정화와 시장 활성화로 이어져 한국경제 회복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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