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형법상 강간죄에 해당하는 성행위의 대상과 피해자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 법학연구원 소속 권광명 연구원은 '현행법상 성폭력범죄의 규율 형태에 대한 비판적 검토'라는 논문에서 강간이라는 죄명을 '성폭행'으로 바꾸고, 피해자를 표현하는 '부녀'라는 단어도 성중립적인 '사람'으로 대체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학기 일반대학원 법학과에 제출한 석사논문에서다.
권 연구원은 형법상 강간의 범위에 유사 성교행위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강제적 유사 성교행위도 피해자의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피해자를 성적 도구로 전락시킨다는 점에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의 중대성이나 행위의 불법성이 기존 강간행위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행 형법상 강간죄는 강제적 성기 삽입만을 대상으로 하고, 구강·항문성교나 도구 삽입 등 그 밖의 강제적 성 접촉은 강제추행으로 분류해 형량이 낮다.
권 연구원은 또 현재 '부녀'로 한정한 강간죄 피해자를 성 중립화해 남성과 성 전환자도 피해자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음은 '부부가 아닌 남녀 간 성교행위'를 뜻해 법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권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영국·프랑스·오스트리아·독일·일본 등 6개국의 형법상 성폭력범죄 관련 법조항에는 피해자에 남녀 구분이 없고, 유사 성교행위도 강간과 똑같이 평가하고 있다.
권 연구원은 또 "강간죄가 피해자 측이 원치 않으면 가해자를 기소할 수 없는 친고죄로 분류돼 있지만, 이런 규정이 오히려 범죄자를 보호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강간죄의 친고죄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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