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주인이 생긴다면 책임경영을 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김홍경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이 자사 매각 건에 대해 책임경영을 할 수 있어,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홍경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5일 정책금융공사에서 진행 중인 KAI매각 건과 관련 "주인이 없는 회사에 주인이 생기면 좋은 일이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경영 판단을 하는데 있어 주인이 있으면 결정할 수 있는 시간도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한항공이 KAI 인수전에 뛰어든 것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같은 김 사장의 발언은 그간 KAI 민영화에 대한 결사반대하고 나선 KAI 노조와는 다소 차이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측은 KAI의 민영화 자체가 항공산업을 위협하는 것으로 정부에 민영화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김 사장은 경영상의 이유로 KAI를 매각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의사결정 속도 증진 등을 위해 매각이 필요하다는 정책금융공사의 논리와도 일치한다.
KAI의 최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는 지난 7월30일 현대차, 삼성테크윈 등 주주와의 협의를 통해 지분 41.75%를 공개경쟁입찰에 붙인다는 공고를 냈다. 이어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입찰해 매각 자체는 현재 무산된 상황이다. 국가계약법상 복수의 사업자가 입찰하지 않으면 매각 절차 자체가 유찰된다. 이후 공사가 주주와의 협의를 통해 2차 입찰에 들어갈 수 있으나 여기서도 유찰되면 수의계약에 통해 매각할 수 있다.
KAI 노조측은 이번 매각건 유찰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민영화 강행은 국가안보를 팔아 충당하는 특정재벌 특혜와 지원의 시나리오"라며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매각작업을 당장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공사는 주주협의회를 통해 2차 매각공고를 내야하지만 진행시 대한항공에 대한 특혜 논란 등을 고려해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KAI 관계자는 "주주협의회에서 매각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리가 있다는 뜻"이라며 "평소에도 기왕에 할 것이면 자격이 있는 기업에 넘겨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바 있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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