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득표 과반 미달 결선투표 가능성
민주 지도부 비판 고조·경선흥행 저조
안철수와 단일화도 남아...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파죽의 6연승 속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문 후보는 제주ㆍ울산ㆍ강원ㆍ충북 등 초반 4연전에 이어 중반전인 전북ㆍ인천에서도 무패 행진을 계속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문 후보를 첩첩산중 둘러싼 악재와 과제가 '문재인 대세론' 앞에 지뢰밭처럼 놓여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도 인천 경선 직후 "경선 과정에서 일부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들을 계속 보여드려 민주당의 경선이 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 '非文연대' 속 결선투표 넘어야 = 당장 문 후보가 넘어야 할 벽은 결선투표다. 문 후보는 인천 경선까지 거치면서 누적 득표율이 46.2%로 하락하면서 과반선을 지키지 못했다. 민주당 경선 룰은 1위의 최종 득표율이 50%에 못 미치면 2위와 결선투표를 치르게 돼 있다.
비문(非文ㆍ비 문재인) 측 캠프는 경남(4일)-광주ㆍ전남(6일)-부산(8일)-세종ㆍ대전ㆍ충남(9일)으로 이어지는 중반전에 대비하는 한편, 서서히 결선투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손 후보를 비롯한 비문 후보 측은 전북 경선 이후 문 후보의 득표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문 주자 진영에서 '연대론'이 솔솔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문 후보가 '비문연대'를 뚫고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 티켓을 손에 쥐려면 최다 선거인단(13만9275명)이 참가하는 오는 6일 광주ㆍ전남 경선에서 가능한 한 많은 표를 확보해 둬야 한다. 부산, 경남, 대구ㆍ경북 등지에선 문 후보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광주ㆍ전남과 수도권에서 문재인 후보가 압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 경선 흥행 실패, 불공정성 논란, 당 혁신 3대 과제 해결해야 = 문 후보는 갈수록 더해가는 비문 후보들의 공세를 뚫고 1위 주자로서 경선 논란을 진화하고 가라앉는 당을 추슬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전날 인천 경선에서는 문-비문 후보 진영간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일부 지지자들간 멱살잡이와 지도부를 향한 신발ㆍ물병 투척 사태까지 발생했다. 비문 후보들은 "합동 연설회에 앞서 선거인단의 95%이상인 모바일투표가 진행되는 방식은 민심과 당심을 왜곡하는 명백한 불공정 경선"이라고 주장했다. 전북과 인천 경선 투표율도 각각 45.5%, 47.9%로 경선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갔다. 경선 불공정성 및 당심ㆍ민심 왜곡 논란이 커지면서 경선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이문(이해찬-문재인) 담합' 논란으로 그동안 당내 쇄신안 마련 등 자기 목소리를 내는데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문 후보는 이젠 물러날 곳이 없어 보인다. 이에 대응해 문 후보는 6일 전북 경선 전에 상당히 파격적인 당 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 안철수와 단일화 준비= 문 후보는 사실상 '준플레이오프' 격인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준비도 동시에 해야 한다. 안 원장은 여전히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초접전을 벌일 수 있는 범야권의 유일한 후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문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상대로 한 양자대결과 다자대결 모두에서 안 원장에게 뒤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후보는 전날 경선 결과 발표 직후 "대선 후보로 결정되면 시너지 효과가 생겨 단숨에 당 바깥 후보들의 지지도를 뛰어넘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세론'을 넘어서서 '문재인 필승론'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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