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중국은행들이 높은 이자를 받으며 돈을 빌려줬던 철강 중개상들을 대상으로 대출금 회수에 나서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침체와 가격하락 등으로 철강업체 대표가 해외로 도피하고 부동산을 여러 은행에 담보로 잡힌 경우가 많아 대출금 회수에 고삐를 죄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일부 철강 중개회사 대표들이 해외로 도피하고 부실대출이 쌓이면서 중국 은행들이 철강업체 경영진을 법정에 세우는 등 대출금 회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8대 은행인 중국민생은행은 300만 위안(미화 47만2100달러)의 대출금 회수를 위해 한 철강 중개업체(steel trader) 대표를 상하이 법원에 고소하는 등 중국 은행들은 20건의 대출금 회수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중국 최대 철강 중개회사인 이주그룹 오너가 10억 위안(미화 1억5700만 달러)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가족과 함께 해외로 도피하는 등 철강업체 대표가 잠적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고, 부동산을 여러 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탓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업체도 등장한데 따른 은행들의 조치다.
은행과 철강중개상들간의 전쟁은 은행들이 고위험 고수익 원칙에 따라 위험부담이 큰 철강중개회사들에 돈을 빌려주다 경기침체 등으로 부실대출이 쌓이자 급격하게 자금회수에 나서면서 일어나고 있다.
중국 민생은행은 과거 중소 철강업체들에게 연 24%까지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면서 재미를 봤다.
중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중국의 철강산업계는 총 4000억 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으며, 일부 제철소의 부채규모는 2000억~3000억 위안(미화 320억~470억 달러)에 이른다.
은행들도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중국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은행들의 순익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다. 부실대출금은 3분기 연속으로 증가해 6월 말 현재 4565억 위안(미화 718억 달러)로 불어났다.
그렇다고 해서 철강 회사들이 물건을 팔아 대출금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철강제품 가격이 2009년 고점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난 t당 3400위안(540달러)로 고꾸라져 물건을 팔아 대출금을 갚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철강시장이 공급과잉과 과다한 부채,가격하락의 제물이 되자 은행들과 규제당국은 철강업계 대출로 비상이 걸렸다. 지난 몇 달간 감언이설로 업체들을 회유하던 은행들은 6월들어 신규대출 단속에 들어갔고 철강 중개회사들은 은행이 대출회수에 지나치게 열을 올린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상하이 법정에 선 한 철강 중개사 오너는 “금융위기 당시 은행들은 돈이 필요하지 않은 철강업체에 억지로 대출금을 떠넘겨 부동산이나 주식투자에 써기도 했다고 털어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푸젠성 닝더현 저우닝상공회의소 샤오 지청의장은 “은행들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피를 수혈하기보다는 피를 뽑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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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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