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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간 1.4조' 현대차 파업손실, 애플 배상액보다 많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8초

사흘 줄파업 시, 노조 출범이후 최대 손실 예상돼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에 진척이 없자 28일부터 30일까지 줄파업에 돌입한다. 사흘 연속 파업이 이어질 경우 올해 임협 과정에서 발생한 생산차질액은 노조 출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된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28일 주ㆍ야간조 4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29일과 30일에는 주ㆍ야간조 각각 6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인다. 이에 따른 생산차질은 총 3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미 현대차는 올해 임협 과정에서 발생한 10차례의 부분파업으로 지난 27일까지 총 7만627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1조4671억 원의 생산차질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87년 현대차 노조 출범 이후 역대 두번째 규모다. 현대차는 2006년에 11만8293대, 1조6443억 원으로 최대 손실을 기록 했다.

여기에 사흘 연속 줄파업에 따른 차질까지 보탤 경우, 올해 파업 손실규모는 1조7000억 원대를 넘어서 역대 최대를 갈아 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미국 북부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이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급하라고 평결한 10억5185만 달러(1조2000억 원)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현대차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지난 2009년까지 23년 동안 파업 362일, 생산차질 112만2370대, 손실규모 11조6682억 원의 기록을 남겼다. 2009년부터 3년간은 분쟁없이 노사협상을 타결하며 고질적인 파업 강성노조의 이미지를 쇄신하는가 했으나 지난달 10일 금속노조 지침에 따른 첫 파업을 시작으로 또 다시 하투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달 들어 잔업과 주말특근 등도 일체 거부하고 있다.


이날 윤갑한 현대차 대표이사 부사장(울산공장장), 이상훈 울산공장 부공장장, 이석동 지원사업부장 등 회사 임원 대표 3명은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을 찾아 임협 재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사측과 실무협의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물이 없다며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노조 파업에 따른 손실규모가 연일 확대되며 현대차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에 미칠 충격도 우려되고 있다. 그간 현대차의 파업은 드러난 피해뿐 아니라 수출 차질과 협력업체의 매출손실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등 2차 피해가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현대차가 파업으로 인해 1조 원 이상의 생산차질을 빚은 해는 2001년(1조316억 원), 2002년(1조2632억 원), 2003년(1조3106억 원), 2006년(1조6443억 원) 등 네 차례지만 실제 자동차 업계에 끼친 영향은 이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현대차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물량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현대ㆍ기아차 미국 딜러들이 물량부족을 호소하고 있어 자칫 미국 시장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월1일 기준 현대ㆍ기아차의 미국 판매 재고일수는 21일과 27일로 한 달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는 각각 79일, 58일, 65일을 기록 중이다.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 일본 차들의 재고일수도 40일, 55일, 49일로 집계됐다. 최소 두 달은 돼야 딜러에서 정상적인 전시 및 판매가 가능하다. 때문에 일부 딜러들은 전시할 차도 없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앞서 사측이 사내하청(하도급) 근로자 30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키로 하며 파업 마무리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기도 했으나, 노조 현장조직의 협상장 봉쇄, 비정규직 노조 시위 및 폭력행위 등으로 노사-노노 갈등이 격화됐다. 하청노조는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추후 하청노조의 협상장 봉쇄 등이 이어진다면 올해 임협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현대차는 회사소식지를 통해 "핵심쟁점에 대한 노조의 입장정리가 선행된다면 회사는 추가적인 제시를 통해 올해 임협을 신속히 마무리 짓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주말 실무협의가 성과 없이 끝났다"며 "실무협의 성과에 따라 이번 주중 임협 본교섭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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