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규… 작가와의 대화
작가는 건축물 등을 본 기억 속의 형태(form)를, 의식과 촉각의 새로운 구조물로 재창조한다. 기억파편들은 논리적 순서나 연대(年代)는 물론 특정지역에 머물지 않는데 “자유롭게 흐르고 무의식중에 형상화 된다”고 말했다. “제 작품은 전체를 돌아가면서 단 한 군데도 똑같은 곳이 없는 다른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람자가 알고 있는 것을 해석하고 비춰보는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마시대 도공들이 사용하였던 흰색이나 적황색의 테라 시질라타(Terra Sigillate) 유약을 작품에 적용하기도 한다. “도자의 조형적인 아름다운 맛에 탐닉한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타인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가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작품세계는 신화나 절대자의 권위, 시대논리의 정당화에 살아가고 사라져갔던 민초들의 희비극 등 철학과 역사성을 비롯하여 긴요한 무엇을 되찾고자 하는 현재성의 자아에 이르기까지 기억 속에 녹아든 드라마틱한 흔적들과 교통을 희망한다. 때문에 어느 고적지의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억단면들의 재구성을 통해 우리가 밟은 행선지, 더 나아가 생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자아를 찾아가는 기억의 재미와 감동을 함의(含意)하고 있다. 도예가 송준규 작가는 서울, LA(미국) 등지에서 개인전을 12회 가졌다. 미국 뉴욕주(州) 알프레드주립대학원 도예과를 졸업했고 현재 상명대 세라믹디자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코노믹 리뷰 권동철 기자 k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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