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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1% 시대라는데'… 살림살이는 물가공포로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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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유기농 코너에서 사면 작은 무 하나에 3800원이에요. 일반 채소 코너에선 2000원에 두 배나 큰 무를 살 수 있으니까 집었던 물건도 내려놓게 되네요."


경기도 동탄에 사는 주부 임영미(42)씨는 요사이 대형마트 유기농 코너를 찾는 일이 부쩍 줄었다. 두 아이를 생각해 유기농 농산물을 고집해왔지만 폭염에 농산물 값이 뛰어 가격 부담이 커졌다. 임씨는 "전기요금같은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오른다는데 물가에 따라 남편 월급이 오르는 건 아니어서 절약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먹을거리 가격과 교통요금이 들썩이는 중이다. 폭염은 밥상물가를 올려놨고 공공요금도 더 이상 누를수 없을 만큼 원가부담이 늘었다. 폭등한 국제 곡물가격은 연말과 내년 초 식탁물가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고 내려가던 유가마저 오르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는 3년만에 1%대로 떨어졌지만(1.5%) 체감 물가는 정신없이 오르고 있다. 경기 둔화 속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질거라는 우울한 예고다.


김장철과 추석(9월 30일)을 앞둔 지금 가장 불안한 건 식탁물가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전국 평균 배추 상품(上品) 도매가격은 지난달 말 kg당 760원에서 이달 17일 990원으로 30.3% 급등했다. 상추 시세도 17일 4kg에 1만9600원으로 뛰어 1주일 사이 11.4%(10일) 올랐고, 시금치는 같은 기간 43.1% 폭등했다. 폭염으로 작황이 나빴던 게 악재였다.

가공식품 업체들도 일찌감치 가격 인상을 마쳤다. CJ제일제당은 10년 만에 햇반 가격을 9.4% 올렸고, 동원과 오뚜기 등은 참치캔 값을 최대 10% 정도 인상하기로 했다. 코카콜라와 새우깡·맥주·라면 같은 인기 가공식품 값도 대개 올랐거나 오를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교통비 부담도 커진다. 19일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는 이르면 내년 초 전국 택시요금이 모두 오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택시업계의 인상 요구안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2200원에서 2400원선인 기본요금이 최고 3000원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앞서 부산시는 내년부터 기본요금을 2200원에서 2900원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도 택시업계의 요구안을 접수했다. 정부는 시외버스 요금도 5∼10%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물가를 흔드는 요인은 또 있다. 세계 주요 곡창지대에 가뭄이 찾아와 옥수수와 콩 같은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를 보면, 국제 선물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은 17일 현재 t당 317달러에 거래됐다. 1월 평균가와 비교해 27.8% 높은 수준이다. 그 사이 밀과 콩 가격도 26.9%, 38.8% 급등했다. 경기침체로 떨어지던 유가는 어느새 L당 2000원대를 회복했다.


'물가 1% 시대'에 고물가를 걱정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 하지만 임기 내내 각종 가공식품과 공공요금의 가격 인상을 억제해온 정부에는 더 이상 남아 있는 정책수단이 없다.




박연미 기자 ch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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