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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명동 日 관광객 "독도는 별개, 한국 또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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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명동 日 관광객 "독도는 별개, 한국 또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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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이현주 기자] 8월12일 서울 동대문 두타 쇼핑몰 스카프 매장. 일본인 여성 관광객 2명이 스카프를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옆에 선 직원이 "소녀시대 제시카가 하고 나왔던 제품"이라고 설명하자 "진짜냐?"며 스카프를 얼른 목에 둘러보았다. 'BEST SHOP'으로 선정될 만큼 일본인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은 리빙홈매장도 독도 문제가 불거진 것과 별개로 여전히 성업중 이었다.

비슷한 시간 서울 명동 시내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일부 일본인 관광객들은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화장품 매장과 각종 SPA브랜드 매장에서는 웃음을 띤 채 친구들과 삼삼오오 쇼핑하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롯데백화점 면세점 프라다 매장 앞에선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일본인 관광객들도 보였다. 한 일본인 여성 관광객은 "빨리 들어가서 물건을 보고 싶다"며 설렌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관계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지만 명동과 롯데백화점 면세점, 동대문 쇼핑 상가 일대는 평소와 다름없이 쇼핑하는 일본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방한 관광객이 크게 줄 것으로 우려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서울 동대문 두타쇼핑몰에서 만난 마미씨와 마끼코씨는 독도 분쟁과 관련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인피니트와 슈퍼주니어를 좋아한다는 두 여학생은 독도 이야기를 꺼내자 "다케시마"라며 알은체를 했다. 독도를 두고 한국과 일본이 다투고 있는 상황을 알지만 "한국 관광과는 상관없다"며 "다음번에도 다시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쇼핑몰 매장 직원은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세일기간이라 특수에 영향을 끼칠까 우려했지만 지난 주말과 비교했을 때 다행히 일본인 관광 객수가 특별히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혹시 독도 때문에 손님이 불편해 할까봐 평소보다 더 친절하게 응대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환전센터와 세금환급(Tax Refund)를 담당하는 직원들도 독도 분쟁 여파가 아직 관광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직원들은 "지난 주말과 비교했을 때 일본인 관광객 수는 비슷하다"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쇼핑만 생각하지 독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두타에서 주차장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도 "주말이면 평균 70~80대의 관광버스가 이곳을 찾는 데 이번 주말에도 그만큼 왔다"고 말했다.


오사카에서 온 가족 5명을 태우고 왔다는 버스기사는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지난 금요일에 한국에 왔다"며 "반일 시위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아직은 안심하고 관광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밀리오레 매장에서 만난 일본인 여성도 "독도로 한일관계가 불편한 것을 알지만 관광 일정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했다. 옆에서 통역을 담당하던 딸도 "케이팝 팬"이라며 한국에 대한 변함없는 호감을 드러냈다.


명동에서 만난 히로키씨도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 현직 대통령이 '그곳'에 방문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휴가를 맞아 서울을 찾은 그는 어제께 인터넷 검색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했지만 관광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여행지에서 정치적인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다는 반응도 많았다. 롯데백화점 면세점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자 대부분이 "잘 모르겠습니다"라며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일부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며 관심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를 드러내는 관광객도 있었다. 50대 남성 관광객은 "우리 같은 관광객들은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여기 남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치권의 한일 관계 긴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한일 연례 재무장관회의를 연기했다. 다음 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시 추진키로 했던 한일정상회담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양국의 정치권 긴장관계는 당분간 불가피하게 됐다.




김민영 기자 argus@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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