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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깨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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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깨물기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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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금메달 깨물기’가 한국 선수들의 금메달 수상 세리모니의 하나로 빼놓을 수 없는 전통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은 다소 지루해져 가는 면도 없지 않지만, 거기에는 우리만이 느끼는 다양한 공감의 포인트가 존재한다. 나는 그것이 “꿈인지 생신지 모르겠다. 볼을 꼬집어다오”의 심리이자,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좀 더 직접적이고 감각적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충동의 결합이라고 생각한다. 손에 거머쥐거나 품에 끌어안아봤자, 그것은 ‘먹는 방식의 소유’ 보다는 아무래도 직접성이 떨어지며 에두르는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찍이 권투선수 홍수환도 말하지 않았나.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금메달 깨물기’에는 능청스러운 유머의 맥락도 존재한다. 알다시피 우리에게는 금을 이빨로 깨물어서 순금인지 여부를 확인하던 시절이 있었다. 합금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싸구려 금속 위에 금을 입혀 순금인 것처럼 속이는 사기 행태가 빈번했다. 순금의 경도는 2.5~3모스인 반면에 치아의 경도는 5모스 정도라서, 만약 순금을 깨물었다면 표면에 상처가 남게 될 것이고 순금이 아니라면 덧씌운 황금 안쪽에 있는 싸구려 금속을 드러내게 된다.


그런데 순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빨로 깨물어보는 풍속은 서양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금본위제의 전통을 오랫동안 유지한 서양에서는 수중에 들어온 금화가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우리가 금반지 깨물듯이 금화를 깨물어보는 풍속이 꽤 긴 세월 이어졌다. 하지만 우리 코미디에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금 깨물어보기’의 클리셰가 다른 나라에서도 이어지더라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혹자는 ‘금메달 깨물기’ 퍼포먼스가 비록 사진기자들의 부추김에 의해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태양숭배’ 전통을 가진 한국인의 공통감성에 호소하기 때문이라며 생각을 까마득한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보내기도 한다.


‘태양숭배’의 민족적 기질이 작용하는 탓인지는 모르지만, 런던올림픽 메달 랭킹을 볼 때마다 나는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 집중력’에 놀라곤 한다. 8월 10일 현재 금메달이 12개, 은메달이 7개로 은이 금의 절반 수준이다. 이 비율은 금이 5개에 은이 14개인 일본과 비교하면, 두 나라의 성향 차이가 이렇게 컸나 싶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한국인의 ‘골드러시’는 물론 ‘금테크’를 향해서도 예외 없이 작동한다.


작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금 투자는, 최근 들어 금 실물을 보유하려는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우리의 금 보유량은 2012년 7월 현재 54.4톤에 불과하다. 1054.1톤을 보유한 중국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1997년 IMF를 맞아 국민들이 장롱에서 꺼내 모은 금이 227톤이니 턱없이 부족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옥수수와 더불어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한 금. 이 글로벌 머니게임에서도 한국이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이코노믹 리뷰 구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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