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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쓱해진 MB의 通中封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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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통미봉남(通美封南)은 지나간 과거사"라면서 "나는 오히려 통중봉북(通中封北)이 맞다고 본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 4월 국내 오피니언리더들을 상대로 한 통일정책 특강에서다.


통미봉남이란 표현 그대로 북한이 미국과의 외교를 통해 남한을 봉쇄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통중봉북은 이를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남한이 중국과 적극적인 외교에 나서면서 오히려 북한을 고립시키는 외교전략을 뜻하는 걸로 보인다.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주변 열강들간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표현이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한반도 상황을 둘러보면, 이 대통령은 불과 세달 만에 머쓱한 상황에 놓였다.

내부 결속을 다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단번에 중국과 가까워진듯한 행보를 보여줬다. 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의 고위 간부가 각국 최고 지도자의 메시지를 갖고 상대국을 방문했다. 머지않아 김정은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만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은 새로 들어선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바라고, 북한은 경제재건을 위해 중국의 지원이 절실하다.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만큼 예전의 가까운 관계로 돌아가는 건 시간문제다.

반면 한국은 올해 초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에 이어 대북인권운동가 김영환씨에 대한 인권유린 행위가 불거지면서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가 자국의 인권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데 대해 극도로 불쾌해한다.


최근 몇년간 서해안에서 끊이지 않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문제, 여기에 우리 해경 살해사건 등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만큼 계속 충돌했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했던 크고 작은 행사 수십여건도 빛이 바랠 지경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전후로 주춤했던 북미간 대화채널도 서서히 가동하는 모습이다.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미국과 비공식 접촉을 가진 사실을 시인했다. 이번 비공식 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진 않은 걸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미간 핵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배제되고 있다는 사실은 북한이 주장하는 통미봉남을 연상케 한다.


정권 말 권력누수 현상에 외교ㆍ안보정책의 중심축이 사실상 제기능을 못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미외교 역시 표면적으로는 원만한듯 보이나 미사일사거리나 원자력 사용을 둘러싼 협상이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답답한 모양새다. 올 하반기 한국과 미국 모두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접어들 경우 양국간 외교라인은 무기력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단하기 힘든 이유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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