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은행에 외화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국내 거주자들 외에도 해외에서 국내 은행으로 자금을 보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외화예금의 금리가 해외보다 높고 또 세금 면제 혜택을 노린 것으로 파악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외화예금 확충방안을 발표한 지난 6월28일 이후 현재까지 국내 은행들의 외화 예ㆍ적금 상품에 몰린 자금은 1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외환은행이 지난달 10일부터 판매 중인 '외화공동구매정기예금(12-2차) 상품의 경우 7월 30일까지 20여일 동안 700만 달러의 자금이 예치됐다. 또 우리은행의 '환율CARE 외화적립예금'은 지난달 3일 출시된 후 지난달 말까지 13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예금자의 신분은 비밀에 부쳐진다. 국내 거주자는 물론 교포 등 국외 거주자들도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국내 거주자긴 하지만 해외에서 수입이 있어 들어오는 자금과 해외 부동산 투자 등을 위해 외화를 사는 경우가 있다"면서 "국내 외화 금리가 해외 금리보다 높다는 점도 국내 외화예금 상품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외화예금 금리는 원화예금 금리에 비해 2~3% 정도 낮다. 이에 국내에 살면서 큰 금액을 달러화로 들고 있을 이유가 적은 만큼 비거주자(외국인, 재외동포 등)나 국외 체류자가 송금한 돈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외화예금의 금리는 저금리 기조의 선진국 은행과 비교하면 금리 매력이 크다. 실제 외환은행이 이번에 선보인 상품의 경우 우대금리를 포함한 1년 만기의 총 금리는 1.85% 정도(USD)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가 외화예금의 이자소득세 면제 방침을 추진 중인 것도 외화예금이 몰리는 또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실제 한 아시아계 국부펀드는 A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예치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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