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정부 및 정치권의 동반성장ㆍ양극화 해소 주문에 부응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기업'을 해결책의 한 방법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란 영리기업과 비영리봉사단체의 중간 형태로 취약 계층에 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을 돕는 동시에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2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수년 전부터 단순기부 형태의 전통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는 양극화 등의 사회적인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사회적 기업의 설립ㆍ지원ㆍ육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특히 최 회장은 말로만 사회적 기업 역할론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SK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을 사회적기업으로 바꾸는 등 발 빠른 실천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반성장 등의 사회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겠다는 것이다.
SK가 행복도시락, 행복한학교, 행복한도서관 등 70여개의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하거나 지원하고 있는 이유도 사회적 기업을 선순환적인 동반성장 실천 방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실례로 행복도시락은 결식아동과 저소득층 노인에게 무료로 급식을 제공하는 한편 실업해소를 위해 취약계층 중에서 조리원과 배달원을 고용하는 모델이다. SK는 올해 여름방학을 포함해 지난 2008년 이후 행복도시락을 통해 결식아동 6000여명에게 도시락 20만개 제공했다.
지난 2010년 1월 서울시 등과 공동으로 설립한 행복한학교는 일자리가 없는 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고용해 초등학교 정규수업 이후에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모델이다. 행복한학교는 사교육비 절감, 취약계층 학생 지원, 공교육 질 향상 등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등 효과가 입증되면서 현재는 부산, 대구, 울산 등으로 확대됐다.
최 회장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어 왔던 MRO 사업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중소 MRO업체와 진정으로 공생발전하기 위해서는 MRO사업을 사회적기업으로 바꿔 이익을 사회환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SK는 지난 2005년부터 사회적기업 지원 등을 통해 지난해 말까지 총 6000여개의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오는 2013년까지 추가로 4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모두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게 목표다.
올해 사회적 기업에 5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SK는 기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취약계층의 자활을 돕는다는 취지로 만든 사회적기업이 사업영역 침범으로 다른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만큼 투자자를 적극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유인 방안이 필요하다"며 "기업적 메커니즘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 모델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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