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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첨단산업의 근간, 거대과학 전략적 투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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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첨단산업의 근간, 거대과학 전략적 투자 나서야 권면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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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개발이나 가속기, 핵융합 연구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고 막대한 자본과 인력 및 거대 연구시설물을 필요로 하는 대형 기초과학 연구를 '거대과학'이라 한다. 거대과학은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고 인류의 가능성을 확대하는 등 과학기술 수준을 높일 뿐 아니라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가져온다.


하지만 거대과학은 국가차원의 대규모 자원 투입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반면, 성과를 얻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고 실패할 확률이 높아 투자 대비 성과의 가치에 대한 우려도 있다.

거대과학의 실패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계속하는 것은 거대과학 연구는 최종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도 첨단산업 발전에 탄력을 불어넣는 성과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를 핵융합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지구에서 만들어 인류의 녹색에너지로 활용하고자 하는 핵융합 연구는 거대과학의 대표 분야로 꼽힌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 7개국은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국제핵융합실험로를 공동으로 건설하고 운영하는 ITER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공학적으로 최종 검증하게 되는 ITER프로젝트는 인류가 수행하는 최대 규모의 거대과학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2003년 우리나라가 ITER프로젝트에 가입을 결정할 당시에도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장기간 대규모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 거대과학 사업이자, 과학기술 선진국들과 공동으로 수행하는 프로젝트에서 과연 우리나라가 투자하는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2006년 이후 본격적인 ITER 건설 사업이 진행되면서 그 우려는 놀라움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핵융합 연구의 후발주자이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ITER와 똑같은 신소재초전도로 만들어진 핵융합장치인 KSTAR를 국내 기술로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ITER 사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ITER 참여성과는 ITER 국제기구에서 발주하는 사업을 우리나라가 수주한 성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ITER 건설을 위해 국가별로 분담하고 있는 조달 품목 외에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400억원 규모의 기술 용역을 ITER 국제기구로부터 별도로 수주한 바 있다. 이는 연구장치 통합제어를 위한 최신 기술 연구 및 극저온 장치 모사 연구 등 첨단 산업 발달의 근간이 되는 기술들로 국내 산업의 기술력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조달해야 하는 약 7600억원 상당의 ITER 장치 부품뿐 아니라 다른 참여국의 조달품목에도 국내 산업체들이 직접 개발과 제작에 참여하고 있어 그 과정에서 얻는 각종 기술들을 고스란히 우리나라 기술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수 있다.


초고온과 극저온을 넘나드는 첨단 기술의 총체로 불리는 핵융합 연구를 통해 미래 에너지원 확보라는 최종 목표 외에도 그 과정에서 첨단 산업 분야의 국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또 한 마리의 토기를 잡을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처럼 거대과학의 성과는 수십년 후의 결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첨단 기술과 지식을 필요로 하는 연구 시설을 건설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산업기술력 향상과 전문 인력 양성 등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볼 때 거대과학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는 최종 목표 달성을 확신하기 이전에도 이미 투자한 이상의 성과를 손에 넣을 수 있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 분명하다.






권면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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