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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On Style 목 밤 11시 10분
<소나기>의 첫 멘토로 출연한 장윤주는 자신의 인생 과정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늘어놓았고, <소나기>는 그의 이야기에 ‘도전! 슈퍼모델’, ‘Let it be’, ‘표현의 틀을 깨다’, ‘내 삶의 원동력’이라는 제목을 붙인다. 그러나 이러한 제목들은 진행자 안혜경이 마지막에 정리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긍정의 힘”이라는 주제와 멀어 보였고, 명확한 주제의식을 보여주지 못한 진행은 장윤주가 이야기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모호하게 했다. “커리어, 네트워크, 연애, 스타일”의 네 가지 키워드 중 장윤주가 어떤 키워드와 연관되어 출연한 것인지조차 불분명할 정도였고, 강조점 없는 이야기는 장윤주의 인생 서사 이외에 장윤주가 어떻게 삶을 살아왔는가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도 없었다. 특히 멘티들의 역할은 <소나기>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줬다. 멘토 장윤주의 이야기가 일방적으로 전달될 때 멘티들은 이야기의 대상이 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미리 받아놓은 질문들은 이날 강연의 내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강연 뒤의 유흥으로 소모됐다. 프로그램이 기획한 아이템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셈이다.
장윤주는 자신의 이야기의 상징으로 빨간 플랫슈즈를 내어놓았다. 이는 작은 키의 모델 장윤주와 자유롭고 일상적인 인간 장윤주를 아우르는 상징이다. <소나기>에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빨간 플랫슈즈’와 같은 하나의 중심 키워드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보편적인 조언을 반복하기 쉽다. <소나기>가 “남다른 그녀들을 위한” 강연이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각 멘토의 이야기에 차별성을 주기 위해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꾸며줄 <소나기>만의 키워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장윤주의 보편타당한 이야기에 방점을 찍어준 것이 빨간 플랫슈즈이듯 <소나기>에도 ‘빨간 플랫슈즈’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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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김지예(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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