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민주통합당 대선주자 문재인 상임고문은 17일 민주당 대선 경선룰 최대 쟁점인 결선 투표제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결선투표제는 경선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가 한번 더 투표를 치르는 방식이다.
문재인 캠프 측 도종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중대 기자회견을 열어 "당 지도부에서 결선 투표제 도입을 결정한다면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대승적으로 수용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종환 대변인은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은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며 "이번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은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완전경선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 대변인은 "이해찬 대표와 빅 4(문재인·김두관·손학규·정세균) 대리인의 회동이 결렬됐다는 소식을 들은 문 후보가 직접 전화했다"며 "이제 모든 후보들은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사명 앞에서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와 빅4 대리인들이 이날 오후 2시간 가량 비공개 회동을 가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경선기획단장 추미애 최고위원, 문재인 측 전해철, 김두관 측 문병호, 손학규 측 조정식, 정세균 측 이원목 의원이 함께 했다.
문병호 조정식 의원은 회의 직후 "이날 회동은 각자의 기존입장을 반복하는 평행선을 달렸다"고 말했다. 문재인 측 전해철 의원도 회동 직후 "각자 캠프의 입장을 전달했다"며 "결선투표제는 도입은 맞지 않고, 완전국민경선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경선기획단장인 추미애 최고위원도 "완전국민경선제는 민주당이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라며 "이 틀을 깨서 안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선 룰을 둘러싼 문재인 대 비문재인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었다.
문재인 후보의 '결선투표제 수용'을 하면서 새로운 룰의 전쟁이 시작됐다는 것이 정가의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밤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대선 후보 경선룰 최종안을 조율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들은 현재 ▲결선투표제를 도입 ▲현장투표 모바일투표 배심원 투표를 각각 1대 1대 1의 비율로 반영 ▲컷오프에 1인 2표제를 도입 등을 주장하고 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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