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제헌절' 도대체 누가 못 쉬게 했나 봤더니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2초

'제헌절' 도대체 누가 못 쉬게 했나 봤더니만 ▲ 16~17일 트위터에 올라온 제헌절 관련 트윗들.
AD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오늘은 64주년을 맞은 '제헌절'이다. 그동안 제헌절은 줄곧 4대 국경일의 하나로 '쉬는 날'이었으나 2007년 7월17일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법정 공휴일이 아니게 됐다.

2005년 6월20일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관공서의 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이 규정에 따라 식목일은 2006년부터, 제헌절은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이같은 조치는 2003년 9월 정부가 주 5일 근무제 도입한 후 후속 대책을 마련하며 나오게 됐다. 주된 이유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재계의 불만을 다독이기 위해서였다. 2003년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공휴일을 없앤다면 제헌절이나 개천절이 될 것이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민은 '제헌절이 쉬는 날에서 제외된 이유'를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와 상관없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을 공휴일에서 제외시켜 '헌법을 처음 만든 날'의 정신을 제대로 기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시아경제가 트위터에서 제헌절로 검색해서 나오는 관련 트윗 200개를 무작위 분석한 결과 '공휴일이 아닌데 대한 불만' 혹은 '공휴일 재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95%를 차지했다. 10명 중 9명은 제헌절이 공휴일이 아닌데 대해 반감이 있다는 의미다.


이념 대립이 극심한 트위터에서 각자 내세우는 이유는 다르지만 진보·보수 성향 트위터러 모두가 제헌절이 공휴일이 아닌 데 대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네티즌은 "현 정부의 탓으로 나라가 똑바로 굴러가지 못해서", 보수 성향은 "과거 '참여 정부'의 실수"라고 불평을 터뜨린다.


보수 성향의 이들은 제헌절의 공휴일 제외 규정이 지난 참여정부 시절 이뤄진 것을 빌미 삼아 "국가정신을 없애려 했다"는 다소 비약적인 논리를 제시한다.


극우 성향의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pyein2)는 16일 "내일 제헌절이어서 당연히 공휴인일 줄 알고 직원들에게 잘 쉬라 그랬더니, 평일이라더군요. 헌법이 개무시당한 이유가 있더군요"라는 글을 올렸다.


네티즌 'hotju**'는 "제헌절인데 왜 공휴일이 아닌가? 이러고도 법질서를 바로 세울 수 있겠는가"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아이디 '2_JU**'도 "제헌절이 깜장날(달력에서 검은색 표시되는 날)이 되자 아무도 제헌절을 찾지 않게 되었다"며 아쉬워했다.


반면 현 정부에 비판적인 이들도 제헌절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데 대해선 대체로 부정적이다.


트위터 아이디 'jinis**'는 "제헌절 공휴일 제외도 가카(이명박 대통령을 일컫는 속어)의 숨겨진 업적입니다.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일 좀 해야한다고 하니까 2008년도부터 당장 없앤 걸로 기억되네요"라는 사실 관계가 애매한 트윗을 게재했다.


"제헌절이 왜 빨간날이 아닌거지? 법도 안지키는 것들이 제헌절 무시하네. 하긴 너희들은 법없이도 살겠지 어차피 안지키니까"(미투데이 @elixi**) 등 현정부 비판적인 메시지도 있었다.


"제헌절을 앞두고, 헌법을 철저히 유린했던 아버지의 행위를 최선이라고 말하는 딸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단다"(@ihotae**)며 유신 헌법을 택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비판하는 트윗도 등장했다.


이런 논쟁과 불만 속에서 아이디 'ustasi**'의 트윗이 인상적이다. 그는 "휴일에 있어선 적과 아군이 없다. 그런데 제헌절 공휴일 없어진게 2008년인데 아직도 헷갈리는거 보면 헌법에 관심이 없긴 없는가 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지난 2009년 10월 한글날과 제헌절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국경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공식적인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제헌절의 공휴일 지정을 막는 것은 우리가 다니는 직장의 '사장'인 셈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