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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가짜편지' 檢, "정치권 배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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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구명 나선 신명 대필, 정치적 성공 노린 교직원·교수가 배후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지난 17대 대선 당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BBK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실체는 초라했다. 감옥에 갇힌 형의 구명을 위한 한 의사의 노력과 이를 정치적 성공에 이용하려던 교수·교직원의 광폭 행보에 정치권이 혹하며 빚어낸 촌극이라는 이야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12일 오후 이 같은 맥락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주가조작 혐의로 수감 중인 김경준씨가 가짜편지 작성자로 알려진 ‘신경화·신명’형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지난해 말 ‘가짜편지’의 실체 확인에 착수했다.


검찰은 김씨와 신씨 형제는 물론 당시 편지를 공개하며 ‘기획입국설’을 꺼내들었던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수감 중인 ‘편지배달부’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편지 작성 청탁 개입 의혹을 받은 양승덕 경희대 행정실장 등 관련자를 모두 불러 조사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홍 전 대표는 신명씨를, 신경화씨는 다시 김경준씨를, 김경준씨는 다시 신씨 형제를 고소·고발하는 등 난전 양상으로 치닫았다. 편지의 실제 작성자와 편지 작성의 배후를 두고 불거진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편지’의 실체는 초라했다.


검찰 수사 결과 신씨가 작성한 대필편지는 ‘신명(51·치과의사)→양승덕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59)→김병진 두원공대 총장(66·한나라당 상임특보)→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51·복역중·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BBK대책팀장)→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58·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로 전달됐다.


검찰은 본인의 수감기간을 줄이기 위해 당시 여권(대통합민주신당)의 힘을 빌리려한 김씨가 “이명박이 BBK의 실소유자다. 내가 증거를 가지고 한국에 가면 MB는 끝난다”등의 말을 신경화씨에게 털어놓고 동생 신명씨가 이를 다시 형에게 전해들은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 조사 결과 신명씨는 이같은 사정을 평소 친분이 있던 양 실장과 상의했고 당시 본인과 접촉하려던 여권측 인사들을 대신 만나줄 것도 부탁했다. 검찰은 여권측 변호사로부터 무료변론 각서와 명함 등을 받아든 양 실장이 이를 계기로 야권 측에 공을 세우려 한 것으로 봤다. 전해들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편지 초안을 작성해 신명씨로 하여금 대필케 한 양 실장이 당시 경희대 교수로 이명박 캠프 상임특보를 지낸 김병진 두원공대 총장을 통해 야권 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은진수 전 감사위원, 홍준표 전 원내대표 등 당시 야권 인사들이 양씨 등이 편지를 내놓기 전까지 기획입국설을 신뢰하지 않았던 점, 검찰 수사 착수 이전까지 신명씨조차 그간 편지 작성의 배후로 거론되어 온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관여 여부에 대해 들은 적이 없었던 점 등을 근거로 결국 문제의 ‘편지’를 작성토록 지시·기획한 배후는 따로 없다고 파악했다.


검찰은 이날 ‘가짜편지’의혹과 관련된 6건의 고소 사건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는 모두 ‘혐의없음’ 처분하고, 가짜편지 작성·배포 과정에서 빚어진 사문서위조 혐의는 대상 자체가 되지 않아 각하했다. 검찰은 또 홍 전 대표 측이 “총선을 앞두고 낙선을 위한 명백한 악의적 흑색선전”이라며 신명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건에 대해서도 편지 작성자가 편지를 공개한 대상에게 입수경위를 밝히라고 한 것은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혐의없음’ 결정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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