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2856억$ 조달에 그쳐..6월엔 1억$ 이상 유럽 IPO 기업 하나도 없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가 7년만의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부채위기와 미국·중국 경기 둔화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에 주식시장 흐름이 불안해지자 기업들이 신주 발행을 꺼려하고 있는 것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기업들은 1968건의 신주 발행을 통해 총 2856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6월 자금 조달 규모는 현재까지 195건, 257억달러에 그쳐 6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6월은 1억달러 이상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유럽 기업이 단 하나도 없는 첫 번째 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JP모건에서 주식자본시장(ECM) 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비스와스 라가반은 매크로 경제 변수가 주가를 좌우하는 단 하나의 변수가 되고 있다며 개별 기업에 대한 재료가 무시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주 발행은 연초만 해도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유럽 부채위기가 재부각되면서 급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발행 규모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으며 6월 들어서는 그 규모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
기업들이 어떤 홍보 활동 없이 제한된 창구를 통해 주식을 발행하는 소위 '촉진 발행(accelerated offerings)'의 사례도 늘었다.
촉진 발행을 하면 주식 발행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별한 홍보 활동이 없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이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또 촉진 발행은 단기 랠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고전하는 시기에 그 빈도가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올해 상반기 전체 신주 발행에서 촉진 발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늘었다.
신주 발행을 주관하는 투자은행 입장에서 촉진 발행 증가는 매출 감소의 요인이 된다. 올해 상반기 신주 발행에 따른 투자은행의 매출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42% 줄어든 64억달러에 그쳐 2003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ECM 부문 대표 크레이그 코헨은 "촉진 발행은 일종의 기회주의 상품"이라며 "주식시장 랠리가 힘들 때 기업들이 촉진 발행을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IPO나 신주 발행 때 촉진 발행을 하면 업무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그 횟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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