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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또 물먹은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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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인수 우선협상자 MBK파트너스에 밀려
보수적인 인수급액으로 접근.. 자존심 구겨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롯데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또 한번 고배를 마셨다. 하이마트 인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롯데쇼핑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게 밀리며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는데 실패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 매각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하이마트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MBK를 선정했다. 롯데쇼핑은 주당 7만원 후반대에 인수금액을 제시했고, MBK는 8만2000원 전후의 가격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롯데쇼핑이 강력한 인수대상자로 거론됐지만 이번에도 '돈'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실탄이 충분하다고 평가받았던 롯데쇼핑이지만 M&A시장에 항상 보수적인 인수금액을 제시해왔고, 이번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인수금액을 내놓으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롯데는 이같은 보수적인 접근탓에 그동안 M&A시장에서 수 차례 쓴잔을 마셔왔다.


2009년 4월 오비맥주가 M&A 실패의 첫 번째 사례다. 당시 롯데는 2008년 ㈜두산으로부터 처음처럼 사업을 인수한데 이어 오비맥주를 인수해 주류분야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M&A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당시 제시한 인수금액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KKR에 미치지 못했고, 오비맥주는 KKR 품에 안겼다.


지난 2010년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주마가편' 전략으로 추진했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도 물거품이 됐다. 당시 인수가로 써 낸 금액이 포스코보다 2000억원 가량 부족한 3조2000억 수준에 그쳤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당시 "정준양 포스코 회장에게 축하인사를 전해달라"며 씁쓸한 입맛을 달랬다.


롯데의 이같은 M&A 실패는 지난해에도 반복됐다. 인수 대상기업은 대한통운. 대표적 내수 유통기업인 롯데는 대한통운을 인수해 국내 물류망을 강화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도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인수에 나섰지만 최종 입찰 참여를 앞두고 돌연 포기했다.


오비맥주, 대우인터, 대한통운까지 잇따라 쓴잔을 마신 롯데가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업계는 기대했다. 하이마트의 성장 가능성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최대주주의 의중 등을 감안하면 롯데가 인수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 역시 기존 유통사업과 시너지, 안정적인 캐시카우 확보 측면에서 하이마트 인수에 적극 뛰어들었다. 때문에 배팅 금액도 예상을 웃돌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에도 M&A 실패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이마트는 지난 2007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이어 또 다시 사모펀드를 주인으로 모시게 됐다. 이에 따라 업계의 판도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MBK 역시 AEP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회사 정상화 후 재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전자랜드가 변화에 열쇠가 될 가능성은 있다. 유통 노하우, 자금 여력이 있는 신세계그룹이 전자랜드에 집중투자해 하이마트와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


한편 업계는 하이마트의 롯데 인수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매각을 최종결정하기 위해서는 대주주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31.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유진기업의 유경선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FI) 보다는 전략적 투자자(SI)에 인수되기를 희망했기 때문에 다시 재입찰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는 "유경선 회장이 6월말까지 매각을 마무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대표직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당장 재입찰을 진행해 매각 대상을 바꾸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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