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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경제 성장 둔화 '빨간불'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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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률 높아 금리 인하 카드도 어려워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인도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가 5.3% 성장하는데 그쳐, 9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인도의 정책 당국자들이 경제상황을 어떻게 호전시킬 것인지를 둘러싸고 고민이 깊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부진한 경제 성장의 원인을 유럽에서 찾고 있다. 유럽재정위기가 인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도 국내 학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인도 경제학자들은 인도 경제가 어려움에 빠진 것은 인도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년간 인도의 집권 연정이 정치적 마비상태에 빠지면서 위기가 다른 위기로 전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마르 구스와미 기업경제 연구소장은 인도의 1분기 GDP 성장률과 관련해 “재앙과 같은 소식”이라면서 “불과 2년만에 인도 경제는 경제 성장률 10%에서 5%로 추락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에스워 프라사드 선임연구원은 “인도 경제는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인도 정부의 대책은 대책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나 효과가 전혀 없는 것들만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외환경 조건이 악화된 것과 더불어 인도 정부의 재정정책은 표류하고 있으며 개혁 정책들인 모멘텀을 잃었버렸다”며 인도 경제의 성장 둔화의 원인에는 인도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인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인도 정부로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샤크라바르티 랑가라잔 총리 직속 경제 자문위 의장은 “인도 농업 생산량 증가가 공업 생산량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인도 경제의 전체 경제 생산이 부진해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1분기 인도 경제의 진짜 문제는 제조업 부분의 부진이다. 인도 제조업은 1년전만 해도 7.3%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0.3%) 성장했다. 다만 금융산업만 10%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제조업의 급격한 부진은 투자 감소 때문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캔닝햄은 투자 부진의 원인과 관련해 “고금리로 인해 신용이 늘어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철강 및 발전 분야에서 토지 획득 승인 등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일들이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4월에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인 0.5%의 금리를 낮추며 경기 부양에 나서기도 했지만 여전히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기에는 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SBC의 인도관련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레이프 라이베커 에스케센은 “자본집약적인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인도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도는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도의 물가상승률은 7.23%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케센은 “경제성장 둔화가 심화되면서 경기 하방 리크스는 커져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위협 때문에 정책 당국이 공격적으로 통화정책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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