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세계 5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남미 최고 상파울루미술관(MASP) 작품들이 한국에 처음 소개된다. 그동안 아시아에 공개됐던 것은 유일하게 일본에서 다섯 차례 뿐이었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관람객들이 브라질 미술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한-브라질 이민 50주년을 기념한 이번 전시는 오는 30일부터 8월 2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브라질 국민화가 작품 40점..유럽 인상주의 회화 60점
브라질은 1500년대부터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겪으며, 1820년대 군인반란 등 역동의 시대를 겪어온 나라다. 그래서 이곳의 미술은 형식적으로는 유럽풍을 닮았고, 내용적으로는 혁명과 새 삶을 향한 희망이 담겨있다. 이번에 우리에게 선보이게 될 브라질 화가들의 작품들이 이를 잘 묘사하고 있다.
특히 영화로 소개된 프리다 칼로나 디에고 리베라 못지않게, 박수근, 이중섭 급의 브라질 국민화가로 칭송받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이번 전시에 선보여져 브라질 미술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에지문도 후지따 주한 브라질 대사는 "이번에 한국에 소개되는 브라질 화가 칸지두 폴치나리는 국제적으로 아주 유명한 화가"라면서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내에 그의 '월앤피스(War & Peace)라는 작품이 걸렸었는데 현재 복원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의 브라질 미술 40점은 ▲변화의 신화를 말하다 ▲브라질과 라틴, 구상으로 만나다 ▲추상미술의 창을 열다 로 기획돼 공개된다. 폴 치나리, 카바우칸치, 토레스 가르시아, 디에고 리베라, 시케이로스 등 32명의 브라질 작고작가의 작품들이다.
또 유럽에서 건너와 MASP가 소장하고 있는 인상주의 작품들도 소개된다. 고흐, 고갱, 세잔, 르느와르, 마티스, 드가, 모딜리아니 등 유럽 거장이 남긴 세기의 명화들이다. '인상파, 후기 인상파, 입체파, 야수파' 등 20세기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품들이기도 하다. 특히 클로드 모네의 '엡트강의 뱃놀이'는 해외순회전으로 선보이는 게 드물어 관심을 받고 있다. 에드가 드가 작품으로는 '무대 위 4명의 발레리나'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데, MASP는 회화작품 말고도 조각 등 '드가 컬렉션'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를 주관한 지엔티컬처의 송기철 대표는 "MASP 소장품은 브라질의 문화재청격인 정부 부처가 직접 관할하고 있어, 국내에 들여오기까지 4년간의 시간이 걸렸다"면서 "브라질 한인회를 비롯,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주한브라질대사관 등에서 협조해줘 전시를 성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에 따르면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복제품이 전혀 없으며, 작품들 총 가치는 5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상파울루미술관은 어떤 곳?
MASP는 1947년 브라질의 언론 재벌 아시스 샤토브리앙 (Assis Chateaubriand, 1892~1968년)이 전 생애에 걸쳐 수집한 방대한 미술품을 기증받아 개관했다. 1968년 이탈리아 건축가 리나 보 바르디가 설계한 미술관 건물은 당시로서는 세계 최초인 강철 빔 건축물로 축조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개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소유·관리해 소장품을 빌려오는 것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게 이번 전시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 미술관은 상파울루에서도 브라질 경제 중심지인 파울리스타 거리에 있다. 비 유럽권 국가에서는 유례가 없을 만큼 엄청난 수의 세계적 명작을 보유하고 있어, 이 미술관의 소장품은 ‘기적의 컬렉션’이라 불린다. 특히 렘브란트, 반다이크, 보티첼리, 들라크루아, 르느와르, 고흐, 마네, 모네, 드가, 고갱, 세잔, 마티스, 로트렉, 고야, 피카소, 모딜리아니 등 미술사에 남은 거장들의 유명 유럽 회화 작품들은 물론 브라질을 대표하는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많은 수의 드가 조각들, 근현대 주요 사진 작품들, 브라질은 물론 이웃 나라의 보물까지 1만점 이상의 주옥 같은 작품들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MASP는 그 소장품의 규모와 가치 면에서 ‘세계 5대 미술관’ 중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문의 02-730-9510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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