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인도가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환율급등에 공급감소가 맞물려 채소와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는 인도 소비자들의 지출여력을 잠식해 경제의 견인차인 소비 감소와 이에 따른 성장률 둔화를 촉진하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망고와 석유를 비롯한 과일과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품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인도 뉴델리에서 절임이나 양념,주스 등에 꼭 쓰이는 그린 망고 소매가격은 1kg에 60루피(한화 약 1285원), 석류는 150루피인데 이는 도매시장의 근 두배나 된다.
한달에 6만루피(미화 약 1100달러)를 버는 체트나 데사이씨(33)는 과일가게 주인이 부르는 값을 듣고 사는 것을 단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우유에서 채소와 과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녀는 “과일과 채소가격은 지난 4,5년 사이에 아주 많이 올랐으며,우유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정부는 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런 조짐을 전혀 보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야채와 과일 등 식품가격 급등은 물가상승을부채질 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계란과 채소,생선,육고기 등의 가격상승으로 3월 (8.83%)보다 크게 오른 9.47%를 기록했다.도매물지수도 7.23%로 10% 아래로 떨어졌다지만 브라질과 중국 등 신흥국 어디에 견줘봐도 높은 수준이다.
식품가격은 10.5%나 오르며 체감물가는 대폭 끌어올렸다.
인도의 물가는 인도 통화인 루피 약세와 복잡한 유통단계가 맞물려 상승세를 보여왔다.루피가치는 지난해 14% 떨어진데 이어 17일 1달러당 54.58루피로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올들어 벌써 2%가 떨어지면서 수입품 가격을 높여 물가상승을 기폭제 역할을 했다.
게다가 몇단계를 거쳐야 하는 유통구조도 최종 소비자 가격이 산지에 비해 몇배로 뛰도록 했다.
노무라 홀딩스의 인도 뭄바이 주재 이코노미스트인 소날 바르마(Sonal Varma)는 “인도소비자는 식품가격이 견인하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고 있다”고 단언했다.바르마는 블룸버그통ㅎ신이 2011년8월까지 2년간 예측을 평가한 결과 최우수 등급을 받은 이코노미스트다.
인도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산업계 의견을 받아들여 금리를 인하하고 싶지만 돈이 풀릴 경우 물가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여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인도 정부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려 8%로 낮췄지만 환율급등과 맞물려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해 타이밍이 부적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만 골병이 들고 있고 특히 인구의 7%는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는 인도 소비자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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