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규모 크게 늘어날수도..투자 회수에 따른 혼란도 불가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파이낸셜 타임스(FT)가 최근 대규모 손실을 일으킨 JP모건 체이스의 최고투자본부(CIO)가 1000억달러의 위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폭로했다.
CIO의 위험 자산 보유 규모를 감안하면 JP모건 체이스가 밝혔던 20억달러의 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손실 규모가 3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이다. 또 이번 사건으로 JP모건은 위험자산 투자를 대폭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큰손의 대규모 투자자산 회수에 따른 시장 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FT에 따르면 시장 관계자들은 JP모건 체이스가 2008년 금융위기를 일으킨 주범이었던 자산담보증권(ABS), 구조화 상품 등을 1000억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최근 3년간 JP모건은 유럽 모기지담보채권과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과 같은 복잡한 구조화 채권의 최대 매수자였으며 CIO가 시장을 지배했다고 지적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JP모건이 위험자산 투자가 시작된 시점은 2년 전으로 볼 수 있다며 당시에는 일종의 자선 행위 같은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금융위기 발생 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던 시기에 JP모건이 위험자산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곧 금융위기 후 가장 뛰어난 수익을 자랑하던 JP모건이 실제로는 투기 거래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수익을 늘렸다는 의미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CIO는 제이미 다이먼 주도로 그 위상이 강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행가협회(BBA)가 2010년 11월에 JP모건 CIO의 영국 모기지 시장 투자에 대해 분명하게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BBA는 JP모건의 CIO가 130억파운드 규모의 영국 주거용 모기지담보채권(RMBS)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RMBS의 45%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JP모건이 앞서 위험 자산 비중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 시장관계자들 설명에 따르면 대규모로 위험 자산을 쌓아왔던 것이 밝혀졌다며 CIO의 포지션과 관련해 어떤 면책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도 든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의 CIO와 관련해 부정이나 비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미 법무부는 JP모건 손실과 관련해 조사에 들어갔으며 의회에서도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투자자들도 이미 JP모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시장관계자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섰던 JP모건이 이번 사건으로 투자 회수에 나서면 시장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신용 트레이더는 JP모건의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아무도 대체할 수 없으며 따라서 이번 사건으로 위험자산 투자 규모가 얼마나 회수될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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