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 시티그룹 시총 제쳐..공모 경쟁률 20대1..상장 첫날 50% 상승 예상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창업해 9억명이 사용하는 세계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성장한 페이스북이 증시의 역사를 다시 썼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한주라도 더 받기 위한 경쟁을 벌이며 세기의 기업공개(IPO)와 거품 논란에 기꺼이 동참한 덕이다.
로이터통신 등 해외 언론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공모가 38달러로 확정하고 18일(현지시간) 오전 11시부터 나스닥을 통해 거래를 시작한다고 17일 발표했다.
기존 28~25달러의 예정가에서 상향 조정한 34~38달러에서도 최상단이다. 공모주식 규모도 25% 늘렸지만 사자 주문이 폭주하며 가격이 치솟았다.
투자관련 전문 매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공모가격 확정에 따라 페이스북은 단숨에 시가총액 1040억달러(121조560억원)로 시장에 진입하는 최초의 기업이 됐다.
공모를 통한 주식 매각 규모는 160억달러(18조6240억원)에 달해 신용카드 업체 비자와 자동차 업체 GM에 이어 미국 증시 사상 역대 3번째 기록이다.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미국인들이 햄버거를 사먹는 맥도널드의 911억달러 보다도 100억 달러 이상 많다. 같은 정보기술(IT)기업인 아마존(984억달러) 퀄컴(980억달러)도 추월했다. 미국의 유명 은행 씨티그룹도 제쳤다.
◆수요폭발한 자금 블랙홀, 주가는 어디로=로이터 통신은 페이스북에 엄청난 수요가 몰렸다고 전했다. 회사측과 주간 증권사들이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 소식통을 통해 약 20: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했다.
페이스북 투자를 위해 전세계에서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웠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올 정도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원하는 만큼은 커녕 주식을 받게 되는 것만도 감지덕지해야할 판이다.
관심은 상장후 주가가 얼마까지 가느냐에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상장 첫날인 18일 50% 이상의 주가 상승을 점치는 분석가들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이미 46달러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애널리스트도 있다.
투자자들은 과거 구글을 연상하며 페이스북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2004년 85달러에 상장했지만 현재 주가는 623달러다.
◆생일날 대박 맞은 저버버그=IPO 과정에서 마크 저커버그 창업자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분매각을 통해 12억달러를 현금화하고도 보유 지분 가치가 191억달러에 달해 세계적인 억만장자 대열에 진입하게 됐다. 마침 페이스북이 공모가를 확정한 17일은 그의 28번째 생일이다.
이날 페이스북은 상장 하루 전에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사옥 '해커의 광장'에서 직원들에게 밤새 음식과 간식을 제공하면서 아이디어와 생각을 직접 만들어 보게 하는 특별한 31번째 '해커톤'을 실시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됐지만 저커버그 CEO는 자신의 회사에 종교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 선보인 페이스북 폰, 앱센터, 클라우드 등의 신규 서비스 및 제품 계획과 뉴질랜드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유료화 모델 등이 향후 매출 확대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것.
◆다음은 모바일과 중국=페이스북은 이번 IPO를 통해 약 68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 하게 된다. 현재 현금 보유고 39억 달러를 추가하면 최소100억달러(약 11조6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페이스북 금고에 잠기게 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페이스북은 조달된 자금을 대부분에 대해 "특정한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모바일 관련 사업과 중국 진출 등에 이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10억 달러에 사진공유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인스타그램을 인수하고 지난주에는 위치공유 앱 글랜시도 사들였다. 이번주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인기있는 사진공유앱 라이트박스도 인수했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모바일사업 기업인수에 나서고 있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에 발을 들여놓기 위해 중국 기업 인수 또는 지분참여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은 중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 시장인 만큼 페이스북으로서는 손놓고 있을 수 없는 곳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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