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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맘 먹고 찾은 '뷔페' 체하기 딱 좋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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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시간 40분' 눈칫밥, 뷔페의 횡포

-패밀리레스토랑 손님들 체하겠습니다
-빕스.애슐리 등 "회전률 높이려는 고육지책" 소비자 분통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장보은(28)씨는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함께 용산역 아이파크에 있는 한 회전 초밥집을 찾았다. 한 접시에 1500원이라는 매장 점원 설명에 아침을 굶은 장씨는 10접시 이상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1만9800원인 무제한 뷔페 코스를 선택했다. 그러나 곧 이어진 점원의 설명에 장씨는 기분이 확 상했다. 무제한 코스는 제한시간이 40분이라는 것. 장씨는 "제한시간이 있는 것도 기분이 나쁘지만 40분은 너무한 게 아니냐"면서 "식사를 하러 온 손님에게 후딱 먹고 나가라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뷔페 형식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외식업체들이 식사 제한시간을 두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식사 후 후식까지 한 자리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뷔페식 패밀리레스토랑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들어 이들 업체들이 식사 이용시간을 2~3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고객 서비스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명하지만 소비자들은 제 돈 내고도 손님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불평하고 있다.


"큰맘 먹고 찾은 '뷔페' 체하기 딱 좋겠구만" ▲용산역 아이파크에 있는 한 회전초밥집. 무제한 뷔페식 코스의 식사 이용시간은 40분밖에 되지 않아 손님들은 허겁지겁 먹고 후딱 나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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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패밀리레스토랑 빕스는 샐러드바 이용시간을 3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평일 점심 샐러드바 이용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한정지었으며 이후에 퇴점할 경우 점심 샐러드바 보다 더 비싼 저녁 식사 요금으로 값을 치러야한다.


빕스를 찾았던 이명주(26)씨는 "물론 3시간이면 밥 먹고 실컷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여유있게 식사할 수는 있다"면서 "그래도 무제한 이용인 곳에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찍 나가는 것과 시간제한 때문에 서둘러 나가야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식사시간은 한 시간 정도이고 나머지는 디저트나 커피를 먹는 시간이기 때문에 업계 입장에서도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도 단가에 큰 타격은 안 미칠 것"이라며 "고객 회전율을 위해 시간제한을 두는 건 이해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쫓겨나가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명동 애슐리에서 식사를 한 직장인 최기영(32)씨는 다음날까지 체해서 고생해야 했다.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그는 꾸역꾸역 밀려들어 대기하는 손님들 눈치에, 2시간 시간 제한이 있다는 점원 말에 급하게 먹다가 탈이 난 것. 그는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빨리 먹고 나가야겠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체했다"면서 "제 돈 내고도 눈치 보이는 뷔페식 레스토랑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애슐리 관계자는 "현재 전체 매장 105개 중 강남, 명동점 등 고객이 몰려드는 3~4곳에서만 2시간 식사제한을 두고 있다"면서 "원래 전 매장에서 전면실시하려고 구상했지만 고객들 항의가 많을 것 같아 부분적으로만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스터피자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뷔페식 레스토랑 제시카키친도 식사시간이 2시간으로 제한돼있다. 조혜진(27)씨는 얼마 전 신도림에 있는 제시카키친 디큐브점에서 식사를 하다가 1시간 40분 만에 직원이 '퇴점할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다'는 채근을 받아야했다. 조씨는 "일행이 30분 정도 늦게 와서 식사를 늦게 시작했는데 결국 한 시간밖에 이용하지 못하고 나왔다"면서 "디너 가격 2만4500원이었는데 그만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불쾌함을 토로했다.


그나마 식사 제한시간이 2~3시간인 곳은 양반이다. 일부 뷔페식 회전초밥집들은 40분~1시간으로 한정돼있어 급하게 먹다가 탈나기 십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사 제한시간이 일부 고객들에게는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향상된 품질과 서비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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