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나로호(KSLV-1)'가 올해 10월 다시 우주를 향한다. 2009년과 2010년 발사 실패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다. 나로호는 우주를 향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지난달 26일 본격적 발사 준비에 들어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를 찾았다.
"그간 실패를 통해 배운 것 또한 많습니다. 이번에는 성공해야죠." 여수공항에서 2시간여 차를 달려 도착한 나로우주센터.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과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 등 주요 관계자들은 실패에 연연하기보다 3차 발사 성공에 골몰하는 모습이었다.
2009년 8월 첫 발사에서 나로호는 216초만에 추락했다. 로켓 2단 부분에서 위성을 덮고 있는 덮개인 페어링 한 쪽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2010년 두 번째 발사에서는 136.7초만에 통신이 두절됐고 폭발과 함께 추락했다. 이후 2차 발사 실패의 원인을 두고 한국과 러시아는 기나긴 책임 공방에 들어갔다.
3차 발사에서는 양 측의 실패 원인 조사 결과를 모두 반영한다. 바뀌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페어링 분리 기폭 시스템을 고전압에서 저전압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난 2번의 발사에서는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했으나 이번에는 러시아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저전압 시스템을 택하기로 한 것이다. 신뢰도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저전압 시스템의 방전 가능성이 조금 더 낮다는 점을 고려했다.
2단 로켓에 적용되는 비행종단시스템(FTS)도 제거한다. 비행종단시스템은 로켓이 이상하게 작동하면 폭발하도록 하는 장치다. 러시아 흐루니체프사는 2차발사 실패 원인으로 비행종단시스템 오작동을 지목해왔다. 조광래 나로호 발사추진단장은 "2단의 비행종단시스템은 향후 연구개발을 위해 우리 쪽에서 추가했던 것"이라며 "1단의 비행종단시스템만으로도 비행안전 확보에는 영향이 없어 이번에는 떼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항우연에서 예상하는 발사 시기는 10월 초순이다. 7월경에는 러시아에서 1단 로켓이 들어 올 예정이다. 1단 로켓 본체를 러시아에서 배로 실어오면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부품들을 재조립한다. 대전 항우연에서 제작하는 2단 로켓도 7월에는 나로우주센터로 들어온다. 최근에는 러시아 흐루니체프사의 과학자 16명이 나로우주센터로 와 준비 작업을 함께 진행중이다.
올해는 발사 성공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지상검증시험을 실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종합조립동에서는 엔진을 제외하고 나로호 1단과 완전히 동일한 지상검증용기체(GTV)를 이용해 꾸준히 성능실험을 반복중이다. 조 단장은 "5~6월경 페어링 기폭장치, 비행종단시스템 등을 추가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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