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민주통합당(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유인태·전병헌·이낙연 등 이른바 '비박(非朴, 비박지원)' 후보들은 1일 오전 긴급 회동을 갖고 '이해찬-박지원 역할 분담 합의'를 비판하고 가능한 모든 힘을 모으기로 합의한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비박 후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 합의'를 '담합'으로 규정하고,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이·박 담합'을 추인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공동 작성해 발표했다.
비박 후보들은 합의문에서 "이번 '이·박 담합'은 국민을 식상하게 하고 당의 역동성을 억압해 정권교체의 희망을 어둡게 한다"면서 "특히 재야 원로까지 끌어들인 거짓말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원내사령탑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이·박 담합'을 추인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민주당은 생명력을 잃은 집단으로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면서 "우리 세 사람은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12월 정권교체를 기필코 이루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모든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했다.
현재 당 내에서도 '이해찬·박지원 역할 분담 합의'를 '계파 나눠먹기'식 담합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이러한 비박 연대의 합동 움직임은 사흘 앞으로 다가온 원내대표 선거전 결과를 좌우할 최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비박 후보들은 구체적인 연대 방법으로는 결선 투표 단일화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즉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가 진행될 경우 3인 가운데 결선 투표에 진출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는 전략이다. 선거 전 후보 단일화 방식을 택할 경우 '이·박 합의'를 '담합'이라고 규정한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박 연대가 현재 박지원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분석되는 현재의 판세를 뒤집고 막판 승기를 가져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박 후보들은 1차 투표에서 승부가 나지 않고 결선투표로 갈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박 후보 측은 1차 투표 과반(64표)을 자신한다.
결국 최종 승부는 아직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초선 의원들(56표)과 부동표의 향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비박 후보들 모임에는 유인태·전병헌·이낙연 후보 외에도 이들의 측근인 조정식 의원과 김영주 의원, 김동철 의원 등이 함께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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