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비교말라·자책말라…뻔한 그말이 취업내공

시계아이콘02분 2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인맥, 학벌 넘으려 수년째 스펙쌓기 그리고 낙방
-대인기피증…우울증…불면증
-그래도 마인드컨트롤이 중요
-반복되는 실수, 불합격에 자신감 잃는 게 진짜 패배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1 지난해 2월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A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고 말했다. 최근 몇 달 새 수십 군데의 회사에 지원했지만 면접은커녕 서류 통과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뭄에 콩 나듯 기회를 부여받은 면접에서는 제대로 대답하지도 못하고 버벅거린 탓에 언감생심 합격은 꿈도 못 꿨다. 불합격 통보가 연달아 날아오자 그만 지쳐버렸다. A씨는 "면접 기회를 얻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라면서 "계속되는 실패에 자신감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2 졸업을 앞둔 여대생 윤모(27)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다름 아닌 재물손괴 혐의다.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술을 마시고 홧김에 고급 승용차 수십대를 돌멩이로 긁어 훼손한 것. 경찰조사에서 취업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애꿎은 차에 화풀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고민하다 술을 마신 뒤 울컥하는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만9000명 늘었다. 실업률도 3.7%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6%p 내려갔다. 그러나 15~29세 청년 실업률은 8.3%로 여전히 전체 실업률의 두 배를 웃돌았다.

심각한 취업난이 계속되자 구직자들의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좁디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너도나도 스펙 쌓기에 몰두하다보니 '스펙 스트레스'가 쌓인 것. '될 사람은 된다'고 면접 한번 보기 힘든 구직자가 있는 반면 여러 곳에 합격해 원하는 곳을 골라가는 이도 있다. 이른바 '취업 양극화'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구직자들은 좌절한다. 이런 좌절감은 또다시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비교말라·자책말라…뻔한 그말이 취업내공
AD


◆'취업 스트레스'는 괴로워=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구직자들은 수년째 스펙 쌓기에 매달려왔다. 취업 경쟁에서 상대방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오히려 스펙을 쌓다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2년째 취업을 준비중인 B씨는 요새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답답하다. 입사지원을 하느라 새벽까지 컴퓨터에 매달린 탓인지 가끔씩 현기증이 나기도 한다. B씨는 "취업준비로 식사를 거르거나 대충 때우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트레스 때문인지 속이 쓰리고 답답하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구직자 8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6.8%가 스펙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26.3%는 전문 상담이 필요한 위험한 상태였다. 이유는 다양했다. '지원 자격에 못 미치는 스펙을 가졌다'(60.1%, 복수응답)거나 '고스펙 보유자가 너무 많다'(49.9%),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이 점점 늘고 있다'(40.9%), '스펙을 쌓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35.5%), '자괴감을 크게 느낀다'(31%) 등이다.


스펙 스트레스로 인해 64.1%(복수응답)는 자신감을 상실했다고 답했다. 이 밖에 구직의욕 저하, 우울증, 불면증 등 수면장애, 음주·흡연량 증가, 소화불량, 대인 기피증 등의 증상을 겪고 있었다.


취업 양극화도 구직자들에겐 스트레스의 원인 중 하나다. 높은 자격조건, 인맥, 학벌 등 스펙과 관련된 이유가 대다수였다. 특히 높은 자격조건에 지원조차 할 수 없다거나 여러 곳에 합격해 입사 기업을 골라가는 사람을 볼 때 극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이 구직자 19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임민욱 사람인 홍보팀장은 "구직자들의 눈높이가 높고 스펙만으로 인재를 평가하는 채용 기준 등이 복합 작용해 취업시장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스펙이 곧 능력이라는 생각과 대기업 입사를 성공의 잣대로 삼는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양극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취업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까= 구직활동을 하는 한 현실적으로 취업 스트레스를 피할 길은 없다. 전문가들은 자신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을 스스로 찾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면 취업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말처럼 쉽지 않을 테지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노력해보자.


우선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구직활동을 하다보면 남들의 취업 소식에 괜스레 신경이 곤두서지만 남들과 비교하는 순간 취업 스트레스는 배로 늘어난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취업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한다면 성취감은 물론 취업 확률도 높일 수 있다.


마인드 컨트롤도 중요하다. 반복되는 면접 실수나 불합격에도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불합격 소식을 들을 때마다 자책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스트레스는 늘고 자신감을 떨어져 의욕을 상실하게 될 뿐이다. 스스로를 믿고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


가끔씩은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구직활동 중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공부만 할 필요는 없다. 취업에 실패했다고 의기소침해져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때때로 취업 자극을 받거나 자신감을 북돋아줄 선배나 친구 등을 만나 휴식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마음의 안정 뿐만 아니라 취업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도 뒤따를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합격 경험이 많아지면 자신감을 잃기 쉽지만 실패에서 부족한 점을 찾고 개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삼으려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취업 스트레스를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자신만의 해소법을 찾는 한편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노력해야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