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광명성 3호’ 연료주입을 마침에 따라 이르면 오늘 오전 발사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로켓전문가들은 발사시점에 대해 연료주입시기와 기상조건이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또 우주궤도진입 성공여부에 대해 과거 추진체의 단분리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파악돼 이번에는 우주 궤도진입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군의 한 로켓 전문가는 12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에 연료를 주입함으로써 이르면 12일, 늦어도 13일 발사할 것”이라며 “연료 주입이 오늘(11일) 끝난다면 하루 이틀 내로 발사하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광명성 3호 언제 쏘나= 북한은 지난 2009년 은하 2호 로켓 발사 때 연료를 운반해 주입한 것과 달리 이번 추진체 은하 3호는 지하 탱크에서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액체추진제는 연료와 산화제로 이뤄져 취급이 어렵지만 추진 효율과 연소 제어 성능은 뛰어나다.
문제는 이 액체연료가 독성이 강하고 장기간 보존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로켓 연료통은 알루미늄, 마그네슘 재질로 되어 있어 부식에 약하다. 이때문에 광명성 3호는 12일 오전이 발사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로켓 발사 시간에 맞춰 연료 주입 시기를 역산하는데 이를 통해 보면 주입 다음 날인 12일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료주입시기만큼 중요한 것이 기상조건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동창리 발사장 인근의 날씨는 12일이 가장 맑고 13일은 구름이 많으며 14일은 구름이 적다고 예보했다.
윤웅섭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가장 큰 변수는 바람과 낙뢰인데 일반적으로 초당 풍속 14m 이상의 강풍만 아니라면 낙뢰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 궤도진입 성공여부= 광명성3호를 발사하게 되면 2분후에 1단 추진체가 분리된다. 이어 2단 추진체의 힘으로 백령도 상공(고도 100㎞)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2·3단 추진체는 발사 5∼6분 후에 분리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2단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190㎞ 지점 공해상에 떨어질 것이라고 북한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통보했다.
이후 3단 추진체도 분리에 성공하면 최종 고도 500㎞인 태양 동기 원궤도(극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이때 추진체를 제어해 궤도에 올려놓는 기술이 이번 발사의 핵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1998년에 발사한 최초의 다단 로켓인 대포동 1호와 2006년의 대포동 2호, 2009년의 개량형 장거리 로켓도 단 분리에 성공했다. 은하 3호는 발사 110여초 만에 1단이, 4~6분이면 2단 로켓이 각각 분리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분리되는 3단 추진체가 초속 7.9㎞ 이상으로 올라가면 인공위성 궤도 진입에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로켓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핵심기술은 자세제어장치(DACS) 기술이다. DACS는 측면 가스 분사를 통해 궤도 수정과 균형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북한은 지난 2009년 4월 은하 2호를 발사할 때 점화단계에서 기존의 기본적인 추력벡터제어(TVC)에 추가해 자세제어장치(DACS)를 사용했다. TVC는 추진엔진의 노즐로부터 방출되는 고속기류의 추력방향을 제어해 추진체의 비행경로를 변화시키는 기술이다.
북한은 2009년에는 고도를 달리해 타원형으로 도는 타원궤도에 올리려다 실패했고, 이번에는 남극과 북극 상공을 도는 극궤도에 진입시키겠다고 밝힌 상태다. 극궤도 진입에는 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추진체 회수 가능한가= 광명성 3호가 정상적으로 비행한다면 분리된 1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 140㎞ 지점 공해상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발사 직후 정상궤도 비행 여부를 즉각 판단, 로켓이 자세제어에 실패하면 백령도와 연평도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안전시설로 대피시킨다는 계획이다. 로켓은 백령도 상공 100㎞ 이상을 비행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합참은 지난 6일 각 군 작전사급 부대와 화상회의를 통해 로켓 발사에 대비한 주민 대피 방법 등을 점검했다.
일단 군은 로켓잔해회수를 위해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해상에 추락한 추진체의 모습은 온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발사된 로켓의 1단 추진체는 8조각으로 분리되어 해상에 떨어졌다. 추진체에서 발생하는 고열과 단 분리 때의 충격 등으로 원통형 추친체가 조각났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은하 3호 로켓의 사거리를 은하 2호보다 줄이고 위성(탄두)을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필요한 추진력을 높이도록 설계해 이번에는 1단 추진체가 8조각 이상으로 쪼개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미는 서해가 수심이 얕아 수색 및 회수가 비교적 쉬운 만큼 잔해 회수에 실패했던 1ㆍ2차 북 장거리미사일 발사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서해의 평균 수심은 40여m로 한미 해군이 북 로켓 잔해물의 위치를 찾아내고 회수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첫 국산 액체추진과학로켓인 KSR-Ⅲ를 서해상으로 발사한 뒤 물속에 빠진 로켓을 회수하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
군당국이 추진체를 회수하려는 것은 이 잔해를 통해서 북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고급 기술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북한의 광명성 3호가 고장을 일으켜 로켓 잔해 등이 우리 영해나 육지에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광명성 3호가 예정된 궤도를 벗어날 경우 동창리 시험장에서 원격조종으로 폭파하거나 로켓에 탑재된 사전 폭파장비에 의해 파괴될 것이므로 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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