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 최대 외식업체 맥도널드의 최고경영자(CEO)에 처음으로 흑인이 선임됐다. 미국 유력 기업의 CEO에 흑인이 선임되는 것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지금도 흔치 않은 일이다.
맥도널드는 돈 톰슨(48)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오는 7월 1일(현지시간)부터 CEO 역을 수행하게 된다고 22일 발표했다. 지난 7년 동안 CEO로 맥도널드를 이끈 짐 스키너(67)의 후임이다. 스키너는 41년 '맥도널드맨' 경력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심했다.
톰슨은 맥도널드뿐 아니라 미국 전체 대기업 CEO 가운데 몇 안 되는 흑인이다. 그는 일리노이주 시카고 태생으로 맥도널드에서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왔다. 그렇다고 톰슨이 처음부터 맥도널드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아니다. 그의 첫 직장은 방산업체 노스롭이다. 그가 전기기술자로 맥도널드에 입사한 것은 1990년이다.
이후 그는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2006~2010년 맥도널드 USA 사장을 역임하고 지난해부터 COO로 119개국에 산재한 3만3000개 맥도널드 매장을 책임지고 있다.
톰슨은 스키너가 CEO에 취임한 이후 일궈낸 성과를 더 키워야 한다. 그도 스키너처럼 경쟁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고 패스트푸드 업계 리더다운 역할을 한층 강화할 듯하다.
톰슨은 "맥도널드 CEO를 맡게 돼 영광"이라며 "3만3000개 매장 현대화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메뉴도 기존 햄버거와 감자튀김 외에 다른 것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맥도널드는 버거킹 같은 경쟁업체들의 추격과 공산품 가격 인상에도 판매 및 수익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새로 CEO에 등극하는 톰슨이 아침 메뉴의 경쟁력 유지와 '맥카페' 전문 음료 판매 확대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톰슨은 올해 예산 29억달러(약 3조2930억원)로 매장 1300개를 신설할 계획이다.
매장 직원으로 출발한 스키너가 CEO를 맡은 2004년만 해도 맥도널드는 만신창이었다. 짐 칸타루포 CEO가 급사한 후 후임 찰리 벨은 암으로 진단 받고 맥도널드를 떠났다. 패스트푸드의 병폐를 풍자한 영화 '슈퍼 사이즈 미'까지 등장하는 가운데 맥도널드는 휘청거렸다.
스키너가 긴급 구원투수로 투입된 뒤 맥도널드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스키너의 지휘 아래 맥도널드는 다양한 아침 식사 메뉴를 개발하고 음료수도 다양화했다. 버거킹ㆍ스타벅스ㆍ스무디 같은 경쟁업체들은 맥도널드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맥도널드의 매출은 2004년 이래 42%나 늘었다. 패스트푸드ㆍ정크푸드로 취급 받던 햄버거 판매 사업이 성장가도를 달려온 것이다.
지난해 맥도널드의 매출은 270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5.3% 증가한 284억달러로 예상된다. 주가도 수직 상승했다. 2004년 20달러 초반이었던 맥도널드 주가는 최근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기는 계획'으로 대변되는 스키너의 경영철학이 일궈낸 업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텔시어드바이저리그룹의 피터 샬레 애널리스트는 "맥도널드의 권력이 스키너에서 톰슨으로 옮겨가는 데 어떤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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