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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찰 녹취록 공개 파장···檢 재수사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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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국무총리실이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58)를 불법사찰한 사건 관련 청와대가 증거인멸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이 특검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검찰의 전면 재수사가 불가피한 형국이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39)은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이 청와대 개입 사실을 진술치 못하도록 회유하는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12일 언론에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은 민간인 불법사찰 1심 재판을 한 달여 앞둔 2010년 10월 총리실 인근에서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대화내용에 따르면, 최 전 행정관은 “(장 주무관이 입을 열면)민정수석실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감에서 증언했던 권태신 국무총리실장도 위증으로 걸릴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불법사찰 및 이후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뤄진 증거인멸 과정에서 청와대 윗선이 개입한 정황이 담겨있다.


장 전 주무관은 당시 1심 재판 과정에서 ‘윗선’개입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허위 진술할지 여부를 두고 최 전 행정관과 갈등을 빚던 것으로 드러났다.

녹취록엔 최 전 행정관이 “캐시(현금)로 달라고 그러면 내가 그것부터 처리해줄게”,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잘, 지금 부사장인데 그 사람이 자네를 취업시켜 주기로 했어”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해 장 전 주무관을 회유하는 정황도 함께 담겨 있다.


특히 최 전 행정관은 “내가 죽으면(내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 당장 사건이 특검에 가고 재수사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검찰도 알기 때문”이라고 말해 당시 청와대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수사한 검찰 역시 청와대의 개입 여부를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13일 "민주통합당은 이번 사건을 청와대가 지시하고, 총리실이 적극 실행하고, 검찰이 앞장서 은폐한 MB(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규정한다"며 “검찰은 진실규명을 위한 전면 재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검찰이 국민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역시 이날 성명을 내 “검찰은 지난 불법 사찰 사건 수사가 부실했음을 인정하고 즉각적으로 재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사건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철저한 재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하는 것만이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민간인 불법사찰은 2008년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김종익씨를 상대로 불법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벌인 사건이다. 검찰은 관련 혐의로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 등 7명을 재판에 넘겨 1,2심에서 각 실형 및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앞서 지난 6일 장 전 주무관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기 이틀 전인 2010년 7월7일 최종석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으로부터 '민간인 사찰을 받았던 점검1팀과 진경락 과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없애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하며, 증거인멸 작업인 디가우징(자력을 이용해 컴퓨터 자료를 복구하지 못하게 하는 것)에도 직접 참여했다고 주장해 검찰은 장 전 주무관의 진술이 재수사 착수의 단서가 될 수 있는지 검토해왔다.




정준영 기자 foxfu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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