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3> KBS2 밤 11시 5분
“이렇게 망한 프로가 많은데 10주년이 됐다는 건 대단한 거네요.” 박미선이 <해피투게더> ‘10주년 특집’의 오프닝에서 했던 말처럼, 부침이 심한 방송계에서 예능 프로그램 하나가 10년을 한 결 같이 이어져왔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해피투게더>는 쟁반 노래방부터 현재의 사우나 콘셉트까지 포맷을 여러 번 변경하면서 10년 동안 살아남았고, 그 시간은 “총각이던 신동엽이 두 아이의 아빠가” 될 만큼 긴 것이었다. 현재 <해피투게더 3>가 최고의 전성기라고 단언하기는 어렵겠지만, 여전히 굳건한 목요일 밤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때문에 토크로만 구성됐던 ‘10주년 특집’ 1탄은 역설적으로 <해피투게더>가 지금까지 이어져올 수 있었던 저력을 확인시킨 한 회였다. 신동엽과 이효리, 유진, 탁재훈 등 역대 MC들은 이효리의 동물 사랑과 채식부터 유진의 러브스토리, 신동엽의 신인 시절 경험담까지 일관된 주제 없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이효리가) 모피를 집에서 몰래 입는다는 소문이 있어서”라는 신동엽의 말에 이효리가 “고기 먹는 방이 따로 있다는 말도 있다”고 맞장구를 쳤듯, 이들의 뛰어난 호흡 덕분에 흐름이 끊기거나 지루할 틈이 없었다. 유재석이 “오늘 다 명MC들이 계시니까 (진행을 하지 않아도 돼서) 참 좋네요”라고 말했을 만큼 현 MC들의 개입이 그다지 필요치 않았다. 이는 결국 게스트들의 조합에서 비롯된 시너지였고, 덕분에 역대 <해피투게더>의 MC들의 기용 역시 적절했음이 증명됐다. 프로그램 제목 그대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아직 2탄의 방영이 남아있지만, 이번 특집의 의의는 이미 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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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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