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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1000억 횡령쇼크' 3대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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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방어 막힌 선종구, '본전' 유혹 못참았나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로 20년이상 하이마트 왕국을 거느려온 선종구 회장에 대한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

검찰은 선 회장이 회삿돈 1000억원을 횡령해 해외로 빼돌리려는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 25일 서울 대치동 하이마트 본사를 비롯해 계열사인 HM투어, 하이마트 쇼핑몰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26일에는 선 회장의 딸인 수연씨가 2대주주로 있는 커뮤니케이션 윌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확인한만큼 선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하이마트 선종구 회장은 왜 자식처럼 키워온 회사에 흠집을 냈을까." "1000억원의 자금이 해외로 움직이는 동안 임직원들은 '횡령을 의심하지 않았을까" "재무담당 임원(CFO)을 심어둔 유진그룹측이 어떻게 이를 몰랐을까"에 대한 의문점이 남고 있다. 향후 검찰은 선 회장의 딸과 아들을 소환해서 조사하고, 선 회장 본인도 소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선 회장의 횡령 혐의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이마트 '1000억 횡령쇼크' 3대 미스터리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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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같은 회사를 왜?=하이마트는 지난 1998년 IMF위기와 함께 대우그룹이 해체될 당시 대우전자 국내 영업부와 대우전자 제품을 국내에 총판하던 '한국신용유통'이 만나 생긴 회사다. 이듬해인 1999년 한국신용유통은 사명을 ㈜하이마트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가전 유통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고, 지난해 300여개 지점에 매출 3조원의 대형 가전유통업체로 성장했다.


이렇게 하이마트를 키운 주인공이 바로 선 회장이다. 선 회장에게 있어 하이마트는 자식과 다름없는 존재다. 임직원들도 그를 믿고 따라왔다. 그런 선 회장이 하이마트 공금에 손을 댔다는 뉴스가 나오는 것 자체가 직원들에게는 충격적이다.


그가 이 같은 비이성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그가 취할 수 있었던 대안이 없었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현재 하이마트의 대주주는 31.34%의 지분을 갖고 있는 유진기업이다. 유진은 지난 2008년 외국계사모펀드인 어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로부터 하이마트를 인수했다.


당시 선 회장은 본인이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회사에 자금을 댈 만한 곳을 찾았고, 입찰 대금은 낮았지만 '경영권 보장'을 내세운 유진기업이 하이마트를 따낼 수 있었다. 그랬던 유진기업의 유경선 회장이 지난해 말 선 회장에게 경영권을 요구해왔다.


지분구조상 선 회장이 하이마트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었고, 계약 조건 역시 석연치 않았다. 결국 각자대표를 맡는 선에서 문제는 봉합했지만 갈등의 골을 메울 방법이 없어 양측이 모두 보유한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선 회장은 사모펀드에 하이마트를 다시 매각해 경영권을 유지할 방법을 찾았고, 임직원들 가운데 일부도 이 같은 대안을 희망했다.


하지만 유력한 인수후보로 롯데와 신세계, 홈플러스가 거론됐고, 이들이 인수를 타진하면서 선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할 방법은 요원해 진 것이다. 유통 전문 기업이 하이마트를 인수하면 선 회장에게 경영을 맡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결국 선택의 여지를 잃은 선 회장에게 '본전' 생각만이 남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죽 쒀서 개주는 꼴'이 된 상황에서 선 회장의 윤리의식이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어떻게 1000억원대 횡령이 가능했나?=선 회장의 윤리의식 여부를 떠나 1000억 규모의 회삿돈이 오가는데 임직원이 이를 몰랐다는 부분도 석연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마트는 선 회장이 스스로 일궈낸 '선종구 월드'와 다름없다며 임직원들도 그를 믿고 추종해왔기 때문에 의심을 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해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의 경영분쟁이 일었을 때도 하이마트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선 회장의 편에 섰다. 당시 현업부서 과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등 직원들은 선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기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고, 주주총회가 있던 날에는 서울 대치동 하이마트 본사앞에서 '유경선 회장을 반대한다'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선 회장이 IMF 당시 공중분해 될 뻔했던 회사를 지금의 하이마트로 일궈냈고, 일자리를 지켜준 은인과도 같은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에 임직원들은 선 회장에게 남다른 충성심을 보인 것이다.


동시에 지난해 6월 상장과 함께 해외진출 계획을 발표했고,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중국, 동남아 등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점도 직원들의 눈을 가린 요인으로 풀이된다. 해외로 나가는 자금을 '투자자금'으로 세탁해 나갔을 가능성이 크고, 때문에 자금의 유출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유진기업은 정말 몰랐을까?=자금이 빠져나가는 동안 어떻게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이 몰랐을까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경영권 분쟁이후 유 회장과 선 회장은 각각 재무와 영업을 나눠 맡는 각자대표 체제에 합의했다. 또 유진기업은 CFO도 하이마트에 파견해 두고 있다. 그럼에도 대규모 자금이 이동하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설명하기 쉽지 않다는 것.


업계에서는 몇가지 실무적인 이유로 이 문제를 해석하고 있다. 첫번째는 시기다. 검찰이 내사를 시작한 시기는 올해 1월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 회장이 횡령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도 경영권 분쟁 이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때는 경영권 갈등으로 인해 유진기업이 구체적인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올해 들어서는 연말 결산보고를 준비하는 실무 때문에 다른 업무에 눈을 돌릴 틈이 없었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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