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자'행진..LG전자 다시 내리막길, 11거래일간 지분율 1.07%p 줄여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승승장구하던 LG전자가 재차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거침없는 오름세로 최근 9만원 선에 재등정하기까지 든든한 힘이 됐던 외국인의 변심이 뼈아팠다. 외국인은 지난 9일부터 23일까지 11거래일간 '팔자' 행진을 이어 오며 차익실현에 열을 올린 결과 LG전자 지분율을 26.56%에서 25.49%까지 낮췄다. 같은 기간 LG전자는 6.96% 내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외국인들이 대만 증시에서 HTC를 사들이고 국내증시에서 LG전자를 파는 '롱숏플레이'를 진행한 점이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만난 외국인 투자자들은 LG전자가 롱텀에볼루션(LTE) 폰을 통해 휴대폰 부문에서 빠르게 흑자를 달성했지만 여전히 주력 3G 스마트폰 모델이 없다는 점이 한계라고 보고 있었다"며 "휴대폰 부문 흑자전환 역시 비용 축소에 따른 것으로 해석해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HTC는 신규모델 출시 지연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부진했으나, 이미 3G 타입의 스마트폰 라인업이 존재해 오히려 회복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설명이다. HTC 주가는 한달간 약 30% 뛰었다.
그러나 국내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시점에는 두 종목의 주가흐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1분기 실적 측면에서 LG전자는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1882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HTC는 영업이익률이 한자리수대로 떨어지는 등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지난달에도 HTC의 매출액은 전년동월대비 54% 감소하는 등 부진했다"며 "스마트폰에서의 경쟁력 약화가 뚜렷하게 진행 중이라 HTC의 실적악화는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LG전자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LTE 폰에 대한 외국인들의 의구심 역시 1분기 중 해소 될 것이라는 평가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재 LTE폰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대를 걸지 않고 있으나, 결국 LG전자의 LTE 폰의 판매 확대가 스마트폰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전체 스마트폰의 판매 확대를 견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2배 수준까지 상승해 밸류에이션 상으로도 '싸지 않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더 오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최근 LG전자의 핵심 수익원인 선진국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제조업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어 PBR 1.5배 수준까지의 추가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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