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해발 1500m의 터키 투판벨리 산악지대에 SK건설의 랜드마크가 세워진다. 이 랜드마크는 세계 선진국들도 두 손 든 갈탄 화력발전소다. 열량이 낮아 발전을 하기 적합하지 않지만 SK건설은 기술력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SK건설은 이 발전소를 기반으로 20억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추가 수주했다. 이에따라 터키, 동유럽 등지에서 화력발전소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
심성걸 SK건설 발전플랜트사업부문장은 "SK건설의 투판벨리프로젝트의 성공적 진행을 계기로 터키에서 20억 달러 짜리 화력발전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고 23일 말했다.
SK건설은 세계 최고의 발전전문기업들조차 기술적 난제(難題)로 포기했던 '투판벨리 프로젝트'를 건립 중이다.
SK건설은 지난 2011년 3월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남동쪽으로 350km 떨어진 투판벨리 지역에 150MW급 화력발전소 3기(Unit)를 착공했다. 총 사업비 9억5000만 달러(약 1조700억원)에 달한다. 현재 공정률은 10%로 2015년 2월 준공이 목표다. SK건설은 EPC(설계, 구매, 시공)와 함께 시운전까지 전 공정을 도맡아 진행한다.
투판벨리 화력발전은 세계 최초 저칼로리 갈탄 발전소로 불린다. 석탄화력발전에는 통상 6000kcal/kg 안팎의 열량을 가진 유연탄이 연료로 쓰인다. 하지만 투판벨리 화력발전소는 열량이 4분의 1 수준인 1250kcal/kg의 저칼로리 갈탄이 주원료다. 여기에 갈탄 전체 성분의 50%가 수분, 25%가 회(Ash)로 구성됐다. 이에 투판벨리 화력발전은 해외의 내로라하는 발전전문업체들도 수익성 문제 등에 따라 모두 포기했었다.
다만 SK건설은 자체적인 석탄이송설비와 순환유동층방식의 최첨단 연소기술을 이용해 저칼로리 갈탄을 연소시키는데 성공했다. 순환유동층방식은 통상의 분사연소(연료를 곱게 갈아 분사시키면서 연소시키는 방식)로 갈탄을 태우기가 쉽지 않다. 이에 SK건설은 별도로 고안된 회전설비 내부에 갈탄을 넣은 뒤 서서히 열을 가해 연소시키는 방식을 적용했다. 연료에 많이 섞여 있는 황(S) 성분으로 인한 공해물질 방출을 막기 위한 이중탈황장치도 갖췄다.
이처럼 SK건설의 화력 발전 기술이 국제발전업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SK건설은 이달 초 터키와 20억 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 건설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었다.
심 부문장은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향후 발칸반도와 동유럽 등에 산재한 갈탄산지를 갈탄화력발전소로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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