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결혼하기보다 평생 동반자로 지낼 이성이 필요하다. 잠시 즐기다가 헤어지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도움이 되는 부분은 공유하고 부담이나 불편을 주는 사항은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관계였으면 좋겠다."
강남에서 체인점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47세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 여성 J씨의 이성관이다. 그는 정식 결혼을 통해 사는 것보다 각자 고유 생활 영역을 지키면서 일정 거리를 두고 연애하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최근 재혼정보회사에는 이같이 결혼보다 평생 애인을 구하는 고객이 급증하고 있다.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와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 2월 21일까지 조사한 결과, 45세 이상의 초혼 및 재혼 여성과 55세 이상의 재혼 남성이 특히 '결혼'보다 '연애'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에나래에서 상담을 한 고객 1465명을 분석한 결과 이 중 24.6%가 '배우자'보다 '연애 상대'를 찾았다. 4명 중 1명꼴인 셈. 성별로는 여성이 26.0%, 남성 23.3%였다.
5년 전만 해도 배우자가 아닌 평생 애인을 구하는 비율은 10명 중 1명~1.5명꼴이었던 사실을 감안하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또한 이런 현상은 비단 돌싱들만의 선택은 아니다. 미혼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
비에나래 관계자는 "결혼시기를 넘긴 골드미스 중에는 경제력도 충분하고 혼자의 삶에 익숙한 분들이 많다"며 "이런 분들은 상대의 자녀, 시가 등과 같은 복잡한 인간관계나 부부간의 크고 작은 마찰과 구속 등에 대한 불안감이 커 상호 일정한 거리와 자신만의 고유 영역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현상을 설명했다.
이어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구속없는 세상에 대한 동경은 물론 결혼생활의 불확실성과 장기간의 노후생활 등등의 이유로 한편으로는 인생 동반자가 필요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배우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이성의 좋은 점만 취하려는 실용주의적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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